‘빼앗긴 조국, 그날의 함성’…광주 고려인마을서 3·1절 만세운동 재연
“코레아 우라”(대한민국 만세)
3·1절 제105주년을 맞은 1일 오전 광주광역시 광산구 고려인마을은 고려인 동포들의 함성으로 가득했다. 한복을 차려입고 한 손에 태극기를 든 고려인들은 마을을 돌며 당시의 3·1운동을 재연했다.
‘빼앗긴 조국, 그날의 함성’이란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3·1절 행사는 고려인들 동포와 광주시민, 보훈 단체, 기관장 등 300여명이 함께했다.
홍범도 공원에 마련된 홍범도 흉상 앞에 모인 이들은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독립군가를 합창하며 대한민국의 독립 역사를 되새겼다. 1.4m 높이의 흉상은 과거 장군이 묻혔던 카자흐스탄 홍범도 공원의 흉상을 본떠 만든 것이다.
2022년 8월15일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카자흐스탄에서 한국으로 봉환된 1주년을 기념해 마을 내 공원에 세워졌다. 홍범도 장군은 강제이주됐던 고려인들에게는 자부심과 정체성의 상징이다.
과거 국내에서 활동하던 의병들은 한일강제병합이 이뤄진 1910년 연해주 지역으로 대거 이주했으며 1919년 3·1운동 이후에는 연해주에서 독립운동을 했다.
연해주 거주하는 고려인들은 독립운동을 위해 모인 독립운동가들에게 자금과 식량 등을 지원했다.
독립운동가 후손 등 중앙아시아 출신 고려인 7000여명이 모여 사는 광주 고려인마을은 조국의 광복을 기원했던 선조들의 아픔을 기억하고자 2004년부터 매년 3·1절 행사를 열고 있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연해주 거주 고려인은 일제강점기 항일독립운동가의 피어린 투쟁이 이어질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다해 헌신한 선조들이었다”며 “자랑스러운 선조들의 정신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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