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간 숨겨져 있던 ‘진관사 태극기’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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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26일.
발견된 신문이 1919년 6월 6일부터 12월 25일까지 발행된 것으로 미뤄 진관사 태극기 역시 3·1만세 운동이 일어나고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 즈음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태극기가 진관사에서 발견됐다는 건 당시 불교 사찰이 독립운동의 배후 근거지나 거점지를 담당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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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초월 스님이 독립운동 당시 사용한 태극기…2021년 보물로 지정
2009년 5월 26일.
북한산 자락에 있는 천년고찰 서울 은평구 진관사(津寬寺)에서 말 그대로 ‘보물’이 발견됐다.
진관사 부속건물인 칠성각(七星閣)의 해체복원이 한창이던 이날, 내부 불단(佛壇)과 기둥의 해체 과정에서 낡은 천으로 된 보따리 하나가 나왔다.
가로 89㎝, 세로 70㎝, 태극의 직경은 32㎝.
태극기였다.
우리나라 사찰에서 태극기가 발견된 건 현재까지 이때가 유일하다.
발견된 태극기는 오랜 세월이 흐른 듯 색이 변하고 왼쪽 윗부분이 불에 타 손상돼 있었지만 형태가 완벽하게 보존돼 있었다.
태극기의 4괘는 현재의 국기와 달리 리·감의 위치가 바뀌어 있었는데, 이는 1942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회가 제정한 국기 양식과 같다.
태극은 청·적색이고, 현재의 국기를 뒤집어 놓은 모습이다.
진관사에서도 인적이 드문 칠성각에 숨겨져 있던 태극기는 당시 치열하고 절박하게 전개된 항일운동을 짐작하게 한다.
특히 태극기는 일장기(日章旗)위에 덧그려졌다. 일장기로 태극기를 만들며 강한 항일 정신을 표현한 것이다.
일장기 위에 태극기를 그린 유일하고 가장 오래된 사례다.
태극기가 감싸고 있던 것 역시 독립운동사 사료였다.
신대한 3점, 독립신문 4점, 조선독립신문 5점, 자유신종보 6점, 경고문 2점 등 6종 20점에 이른다.
발견된 신문이 1919년 6월 6일부터 12월 25일까지 발행된 것으로 미뤄 진관사 태극기 역시 3·1만세 운동이 일어나고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 즈음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태극기가 진관사에서 발견됐다는 건 당시 불교 사찰이 독립운동의 배후 근거지나 거점지를 담당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누가 칠성각의 기둥 사이에 태극기를 숨겨놨을까.
후대에서는 진관사 승려였던 백초월(白初月)로 추정하고 있다.
백초월은 불교계 3·1 운동을 주도한 인물로 평가된다. 백초월은 국내와 임시정부를 왕래하던 항일승려를 진관사에서 만나고, 불교 독립운동을 이끌었다.
진관사에서 보살계 법회를 통해 군자금을 모금하고 제2의 3·1 운동을 추진했다. 임시정부의 독립신문과 비밀 지하신문을 배포하는 역할도 담당했다.
이후 백초월은 임정에 군자금을 보내다가 체포돼 옥고를 치르고 서대문·대전·청주형무소 등으로 이감되다가 1944년 6월 청주형무소에서 순국했다.
해당 태극기는 데니 태극기, 김구 서명문 태극기와 함께 2021년 10월 25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2142호)로 지정됐다.
은평구는 지난 2015년부터 3·1절과 광복절마다 관내 주요 가로변에 90년 만에 우연히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진관사 태극기 2000기를 태극기와 함께 게양하고 있다.
민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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