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동훈 만난 ‘민주 탈당’ 김영주, 다음주 국민의힘 입당할 듯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김영주 국회부의장과 회동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4선을 한 김 부의장은 이날 민주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김 부의장은 이르면 다음주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의장은 “조금 더 고민해서 너무 늦지 않은 시간에 (국민의힘 입당 요청에 대한) 답을 드리는 것으로 오늘 (한 위원장에게) 얘기했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과 김 부의장은 이날 저녁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만찬을 함께했다. 이 식당은 앞서 한 위원장이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의원에게 국민의힘 입당을 설득할 때도 찾았던 장소다.
회동을 마친 한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지금의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 김 부의장 같은 상식적이고 합리적이고 명분을 추구하는 큰 정치인을 품기에는 너무 망가져버렸다고 생각한다”며 “김 부의장과 같이 경륜 있고 상식 있고 합리적인 정치를 하는 분과 함께 정치를 하고 싶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대한민국과 동료시민을 위해 어떤 정치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많은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의장은 “여러분이 다 알다시피 제가 참 어렵다”며 “(한 위원장이) 제 역할이 무엇이 있는지, 제가 해야할 역할이 아직 남았는지에 대해 얘기해주셨고, 제가 조금 더 고민해서 너무 늦지 않은 시간에 답을 드리는 것으로 오늘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김 부의장은 지난달 19일 자신이 공천평가 하위 20%에 포함된 사실을 공개하며 탈당을 선언했다. 김 부의장은 당시 “모멸감을 느낀다”며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당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김 부의장이 탈당 이후 민주당 외 인사와 별도 만남을 가진 것은 처음이다.
김 부의장은 전날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마친 뒤 국회부의장직을 사퇴했고, 이날 민주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김 부의장은 오는 4일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르면 다음주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 등 제3지대 정당들도 김 부의장 영입을 시도했지만, 김 부의장은 국민의힘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의장은 “(국민의힘 입당을) 결정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앞서 김 부의장에 대해 “대단히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분으로 기억한다”며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 위원장은 김 부의장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 입당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그간 김 부의장 영입에 직접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안다”며 “(김 부의장 영입은) 외연 확장 차원”이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믿음이 있는 분이라면 다양한 분들이 많이 모일 때 더 강해지고 유능해지고 국민을 위해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문재인 정부 초대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낸 김 부의장은 2004년 17대 국회에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들어온 뒤 19대부터 21대까지 서울 영등포갑에서 내리 당선됐다. 김 부의장은 현 지역구인 서울 영등포갑이나 비례대표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이날까지 영등포갑 공천 방식을 정하지 않은 채 결정을 미루고 있는 상태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부의장의 영등포갑 공천을 염두에 두는지’를 묻자 “우리 당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어느 지역에 할 것인지는 비밀에 부쳐놓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영등포갑에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을 전략공천했다.
김 부의장은 한 위원장이 민주당에서 영입하는 두번째 현역 의원이다. 앞서 이상민 의원이 민주당의 ‘이재명 사당화’를 비판하며 탈당한 뒤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 의원은 현 지역구인 대전 유성을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받았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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