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암표 거래 땐 팬클럽 영구 제명”… 단속 나선 연예계·정치권
가수 아이유가 콘서트 티켓 정가에 거액의 웃돈을 붙여 재판매하는 암표상들을 대상으로 팬클럽 영구 제명 및 향후 공연 예매 제한 등의 초강수를 뒀다. 최근 공연·문화예술계 암표 문제가 지속해서 불거지면서, 연예계는 물론 정치권 등에서도 암표 근절을 위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이유 소속사 EDAM 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29일 공식 팬카페에 ‘2024 IU H.E.R. WORLD TOUR CONCERT IN SEOUL 부정 티켓 2차 취소 안내’ 공지를 올리고 “부정 티켓 거래로 확인되는 총 44건의 예매에 대하여 안내해 드린 당사의 방침대로 아래와 같이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우선 소속사는 동일 연락처 예매 등 이상 구매가 감지된 예매자 5명과, 암표를 거래하거나 거래를 시도한 5명에 대해 각각 팬클럽 영구 제명을 안내했다. 또 이상 거래로 감지된 일반 예매자 29명에게는 금번 공연 티켓 취소와 함께 향후 팬클럽 가입 및 공연 예매 제한 조치를 적용했다.
소속사는 “당사는 제보 및 모니터링 등을 통해 확인한 부정 거래로 의심되는 건들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소명 요청을 진행하고 있다”며 “소명이 부족하거나 해제된 일부 건에 한하여 추가 본인 확인을 통한 현장 티켓 수령 혹은 입장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아이유 측은 암표 거래를 포착해 신고한 제보자에게 포상으로 공연 티켓을 주는 이른바 ‘암행어사’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콘서트 암표를 막기 위해 연예인들이 직접 팔을 걷어붙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가수 장범준은 지난 1월 1일 오후 8시 티켓팅 직후부터 암표가 성행하자, 아예 공연을 취소했다. “방법이 없으면 공연 티켓을 다 취소시키겠으니 표를 정상적인 경로 외에는 구매하지 말아달라”는 경고에도 달라진 게 없자 내린 결정이다. 이후 2월 장범준 공연을 주최한 현대카드는 모든 티켓을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로 판매, 암표 구매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가수 임영웅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9월 정가 16만5000원짜리 VIP석 콘서트 티켓 2장 가격이 암표 시장에서 180만원까지 치솟자, 임영웅 소속사는 “예매 시작과 동시에 수백만 원 이상의 판매 공고를 내는 암표상들이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공연 문화와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며 “불법 거래로 간주되는 예매 건에 대해 사전 안내 없이 바로 취소시키겠다”고 경고했다.
가수 성시경 매니저는 당근마켓 등 수시로 중고 거래 플랫폼에 접속, 직접 암표 거래자들을 적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성시경은 지난해 11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매니저가 암표상과 나눈 문자 내용을 공개한 뒤 “걸렸다. 땡큐” “나쁜XX들. 그 머리로 공부하지, 서울대 갈걸”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코로나로 침체했던 공연업계가 되살아나면서, 암표도 덩달아 기승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10월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암표 신고는 2020년 359건에서 2022년 4224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도 암표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공연과 스포츠 경기 등을 예매할 때 ‘매크로’(반복 작업 자동화) 프로그램 사용을 금지하고, 암표 거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암표 거래를 ‘공익을 해치는 중한 범죄’로 규정, 현행 20만원 벌금에서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벌금’으로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암표 신고시스템을 강화하는 한편 인공지능(AI), 블록체인, NFT 기반의 암표 거래 방지 시스템 구축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26일 강원 원주시의 한 카페에서 ‘함께 누리는 문화’ 공약 발표식을 열고 “조금 더 무겁게 처벌하도록 규정을 바꾸려 한다”며 “매크로 같은 것을 통해서 정상적인 매표를 방해하고, 그렇게 산 표는 웃돈을 얹어서 파는 행위가 많지 않나. 저희는 그런 것을 제도적으로 막으려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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