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운동 성지’ 탑골공원, 담장 허물고 127년 전 모습 복원한다
종로구가 3·1운동 성지인 탑골공원의 127년 전 모습을 되살리기 위해 공원 담장을 허물고 정비에 나선다. 탑골공원의 역사적 가치를 되살리고,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회복하자는 취지다.
종로구청은 문화재청으로부터 종로2가 탑골공원 서쪽 담장 일부(21m) 구간을 허무는 정비 사업에 대해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고 1일 밝혔다. 구는 대신 이곳에 1897년 당시 모습 그대로 서(西)문을 복원할 계획이다.
탑골공원은 조선 세조 때 지어진 원각사가 있던 터에 세운 서울 최초의 근대식 공원이다. 3·1운동 당시 독립운동가 정재용이 탑골공원(당시 파고다공원) 팔각정에서 기미독립선언서를 낭독하기도 했다.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1991년 사적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지금의 탑골공원은 1897년 건립 당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원래 공원 동서남북을 지키고 서 있던 ‘사주문’ 중 원래 모습을 지킨 문이 하나도 없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수난을 많이 겪었다. 남문이자 정문인 ‘삼일문’은 일제가 한 차례 부수고 서양식 석조 양식으로 재건한 것을 1972년에 다시 원형태로 복원한 것이다.
지금의 서문, 동문, 북문도 새로 지어진 것이다. 1967년 탑골공원 주위를 빙 둘러싼 모양의 ‘파고다 아케이드’ 상가를 지으면서 기존의 문들을 허물어 없앴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1983년 이 상가를 철거하면서 새로 3개의 문과 담장도 설치했다. 종로구 관계자는 “새로 지어진 담장은 1980년대 양식인데다 서문 등은 기존 위치와 다른 곳에 지어져 문화재적 가치가 전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로구는 우선 서쪽 담장을 허문 뒤 옛 담장 터와 서문의 흔적을 찾는 등 발굴 조사에 돌입한다. 종로구 관계자는 “발굴조사 결과에 따라 문화재청과 지속적인 연구와 심의를 통해 가장 적절한 안을 추려낼 것”이라며 “옛 담장을 복원할지, 옛 담장의 흔적만을 남겨둘지 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적으로는 공원 담장 전체를 허물어 시민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기존 근린공원으로 분류돼 있던 탑골공원을 역사공원으로 변경하고, 화장실과 조경 등 환경을 개선해 재정비할 예정이다. 현재 탑골공원 인근에서 무료 급식을 받는 고령자들이 안국역 인근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식사할 수 있도록 서울시와 협의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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