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81→87kg' 체중 불리고, 벌써 147km 쾅…두산의 '신데렐라', 이제는 가을 아닌 올타임 노린다 [MD미야자키]

미야자키(일본) = 박승환 기자 2024. 3. 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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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김민규./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김민규./두산 베어스

[마이데일리 = 미야자키(일본) 박승환 기자] "벌써 147km까지 나왔어요"

지난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30순번으로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은 김민규는 입대 전 '가을 신데렐라'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유독 가을만 되면 독보적인 임팩트를 선보인 까닭. 입단 초 1군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선보이지 못했던 김민규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2020시즌이었다. 그전까지 1군 출전이 2경기에 불과했던 김민규는 2020시즌 29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4.89의 성적을 남기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1군 경험이 많지 않았던 만큼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낸 김민규가 빛난 순간은 따로 있었다. 바로 포스트시즌이었다. 당시 김민규는 플레이오프(PO)에서 불펜 투수로만 2경기에 나서 무려 5⅔이닝을 소화하며 실점 없이 1승 1홀드를 마크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KS)에서는 3경기(6⅓이닝)에 등판해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42로 펄펄 날았다. 포스트시즌 합계 기록은 5경기(12이닝)에서 1승 1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0.75, 비록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는 못했지만, 기대를 걸만한 유망주를 발견하는 순간이었다.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기에 김민규는 큰 기대 속에서 2021시즌을 시작했는데, 시즌 성적은 31경기에서 2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6.07로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김민규는 가을무대에서 다시 한번 날아올랐다. 그는 2021년 포스트시즌에서 총 4경기(3선발)에 나서 8⅔이닝을 소화, 평균자책점 4.15의 성적을 남겼다. 와일드카드(WC)와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의 모습은 2020시즌에 미치지 못했지만,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는 모두 무실점의 투구를 뽐냈다.

김민규는 두 시즌 동안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뒤 상무에 입대했고, 지난해 6월 12일 군 복무를 마쳤다. 2022시즌 10승 1패 평균자책점 3.89, 2023년에도 8경기에서 4승 1패 평균자책점 3.51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두산 마운드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였다. 김민규는 6월 한차례 1군 무대를 밟으며 정식 선수로 등록됐고, 8월 최승용이 물집 부상으로 이탈하게 되자, 본격 기회를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8월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91로 부진했고, 지난해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32로 시즌을 마쳤다.

두산 베어스 김민규./두산 베어스

김민규는 '1군 진입'이라는 목표로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데, 페이스가 나쁘지 않은 편이다. 김민규는 지난달 14일 자체 청백전에서 청팀의 선발 투수로 등판해 4개의 피안타를 허용했으나,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그리고 24일 소프트뱅크 호크스 2군과 맞대결에서는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1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 27일 세이부 라이온스 1군과 경기에서도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마크했다.

현재 일본 미야자키현에서 진행되고 있는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김민규는 지난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보다 살이 붙은 모습이었다. 그만큼 상무에서 체중이 크게 빠졌던 것. 이는 지난해 성적으로도 연결됐다. 체중이 줄면서, 기존의 좋았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쉽지 않았던 까닭이다. 그는 "작년에 전역한 이후 너무 잘하려고 했던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켰다"며 "군에 입대하기 전 체중이 90kg 정도였는데, 복무를 마친 뒤 체중이 81kg까지 떨어졌었다. 그래도 비시즌 동안 건강하게 체중을 잘 늘렸고, 지금은 87kg까지 찌웠다"고 미소를 지었다.

캠프에서 활약이 나쁘지 않은 만큼 현재 페이스는 어떨까. 일단 김민규는 체중을 불리면서 호주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최고 147km를 마크했다. 그는 "연습 경기에서는 운이 따라서 결과가 잘 나왔던 것 같다. 페이스는 좋은 편"이라며 "원래 캠프에서 141~142km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데, 이번에는 호주에서 147km까지 찍었다. 일본에 온 뒤 페이스가 조금 떨어졌는데, 경기 중 제구가 들쭉날쭉하는 것만 잡으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두산 베어스 김민규./두산 베어스

수년간 프로 선수로 뛰면서 유독 가을에만 성적이 좋았던 만큼 김민규는 올해 큰 도전에 나선다. 바로 시즌 초반부터 페이스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물론 실패로 연결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변화가 성공으로 연결된다면 시즌 내내 좋은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가을에는 항상 페이스가 좋았기 때문에 올해는 처음부터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물론 예년과 달리 후반기에 처질 수도 있다. 그러나 가을의 좋은 모습이 시즌 시작부터 나온다면, 후반기에도 좋은 흐름이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행착오가 될 수 있지만, 한 번 해보려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2군에서는 주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던 김민규. 그러나 1군에서는 불펜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김민규는 그동안 선발과 불펜을 수차례 오갔던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어리고 좋은 선수들이 팀에 많이 온 것이 내게는 동기부여가 된다"며 "지금은 정해진 보직이 없이 시즌을 준비하고 있지만, 선발이든 불펜이든 팀에 보탬이 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많은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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