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암수술 못 잡고 진료 예약도 연기…대전충남 복귀 전공의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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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낭암 진단을 받았는데. 이번 사태 때문에 수술 일정을 언제 잡을 수 있을 지 기약이 없네요."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가 열흘 넘게 이어지면서 암 수술과 진료 예약이 연기되는 등 환자들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가슴 통증으로 스텐트 시술까지 받고 입원해 치료받고 있지만, 암 진단을 받고도 진료 과목이 달라 아직 수술 일정을 안내받지 못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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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천안=연합뉴스) 유의주 박주영 기자 = "담낭암 진단을 받았는데…. 이번 사태 때문에 수술 일정을 언제 잡을 수 있을 지 기약이 없네요."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가 열흘 넘게 이어지면서 암 수술과 진료 예약이 연기되는 등 환자들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1일 대전지역 상급 종합병원인 충남대병원에서 만난 정모(60) 씨는 지난 25일 황달 증세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 담낭암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가슴 통증으로 스텐트 시술까지 받고 입원해 치료받고 있지만, 암 진단을 받고도 진료 과목이 달라 아직 수술 일정을 안내받지 못했다고 했다.
정씨는 "어제 건국대병원에서 쫓겨난 심근경색 환자 뉴스를 보고 남 일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교수님들이 처치도 하고 회진도 돌고 하시는데 너무 고생하시는 거 같아 안쓰럽다. 이 사태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겠다"며 심란해했다.
휴일에도 병원 인공신장실 앞에는 정기 투석을 받으러 온 환자와 보호자들로 북적였다.
투석 때문에 일주일에 두 번 병원을 찾는다는 80대 환자의 아내는 "오는 15일 신장내과 진료 예약이 있었는데, 병원에서 다시 잡으라는 연락을 받았다. 어떻게 해야 좋을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남편이 급성 심근경색 증세가 와 아침 일찍 응급실을 찾은 한 50대 여성은 수술받을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 보호자는 "택시 기사님이 '대전성모병원을 찾은 심근경색 환자가 응급실에 갔다 진료를 안 해줘 싸웠다'면서 충남대병원으로 안내해주셨다. 다행히 입원도 하고 수술 일정도 잡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대전성모병원은 전공의 집단 이탈 사태 이후 중증 환자를 수용할 여력이 안 돼 인근 충남대병원으로 환자를 안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병원들이 정규 수술의 30∼50%를 줄이고 응급실을 축소 운영하면서 이날 응급실은 오히려 평소 휴일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대전 을지대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만난 김지영(24·여)씨는 "교통사고 후유증이 있는지 종합적으로 진단하려 큰 병원 응급실에 왔는데, 갈비뼈 통증은 볼 수 있는데 무릎 관절은 봐줄 선생님이 안 계시다고 해 1차 병원으로 가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전화로 휴일에 문을 연 정형외과를 수소문하던 김씨는 최소 1시간 이상은 기다려야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병원 안내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을지대병원 로비에 있던 직원은 "우선 응급실에 전화해서 증상을 설명한 뒤 진료 과목에 따라 담당 선생님이 있으면 진료를 받을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직접 오셔도 진료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복귀 데드라인이 지났지만 대전·충남지역 전공의들의 복귀 움직임은 지금까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까지 대전지역 5개 주요 대학·종합병원 전공의 506명 중 84.3%(427명)가 사직서를 냈다. 이들 5개 병원에는 시내 전체 전공의(527명)의 96%가 근무하고 있다.
이 가운데 근무지를 이탈한 352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졌지만, 대전성모병원에서 지난 26일 업무에 복귀한 전공의 1명을 제외하고는 현재까지 복귀한 인원은 없다.
충남 천안 단국대병원과 순천향병원 등 2개 대학병원의 사직 전공의 197명 중에서도 복귀자는 없다.
단국대병원 관계자는 "입원환자는 30% 정도 줄고, 수술 건수는 절반 이하로 감소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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