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전공 기획] [단독] 카이스트도 절반이 '컴공·전자'…무전공 과제는?

진태희 기자 2024. 3. 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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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12]

대학 무전공 입학제의 운영실태와 과제를 짚어보는 연속보도.


오늘은 이 제도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던 과학기술원의 사례를 짚어보겠습니다.


이들 대학은 이공계 일부 분야 전공만 운영하고, 학사운영도 자유로워서, 모두 무학과로 선발하고 있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이 학생들의 3년치 전공 선택 현황을 입수해 살펴봤더니, 역시 특정 전공에 쏠림 현상이 뚜렷했습니다.


다만, 제도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는 눈여겨볼 만한 점이 있었는데요.


진태희 기자가 단독으로 보도합니다.


[리포트]


1986년 개교부터 학부생 전원을 무전공으로 선발해 온 카이스트(KAIST).


연구중심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으로 각각 31년, 6년 동안 무전공 제도를 운영해 온 지스트(GIST)와 포항공대(POSTECH).


EBS는 이들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이 결국 어떤 전공으로 갔는지, 3년 치 현황을 입수해 살펴봤습니다. 


우선, 카이스트에선 컴퓨터공학과 유사한 전산학부에 28%, 전기·전자공학부엔 24%의 학생이 들어갔습니다.


절반이 넘는 학생이 단 두 개의 전공에 집중된 건데, 3순위인 수리과학과를 선택한 학생과 비교해도 4~5배 가까이 많습니다. 


지스트는 학생 절반에 해당하는 277명이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를 선택했습니다. 


가장 적은 학생이 선택한 지구·환경공학부(15명)의 18배가 넘습니다.


포항공대(POSTECH)도 상황이 비슷했는데, 컴퓨터공학과(27%), 전자전기공학과(20%) 순으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이공계 중에서도 산업계 수요가 높은 컴퓨터공학과 전기·전자 전공에, 입학생 절반 정도가 몰리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이덕환 명예교수 / 서강대학교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전체적으로 전공 쏠림이라는 거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건데 그게 정도가 우리의 경우에는 정도가 굉장히 심하고요. 학생들이 그렇게 쏠려가면 기초학문의 문제뿐만 아니라 그 쏠려가는 학과 전공의 교육도 부실해져요."


이런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이들 대학은 일찌감치 보완 장치도 마련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스트는 미국 프린스턴대의 학사 운영 방식에서 착안해, 전공에 꼭 필요한 14과목만 듣고 나머지 학점은 다른 전공과목을 듣도록 했습니다. 


한 번 전공을 선택하더라도 이에 얽매이지 않고, 다시 부전공이나 복수전공을 유도해 더 다양한 전공을 접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포항공대 역시, 별도 승인 없이 학생이 신청만 하면 언제든 전과가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인터뷰: 김종규 대외부총장 / 포항공과대학교 (24.01.02 EBS뉴스 출연)

"전공 필수의 장벽을 낮추게 되고, 이는 학생들이 복수 전공을 선택하고, 부전공을 선택하는 그런 융합 연구의 활성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융합인재양성을 가속화할 수가 있습니다."


다양한 학문을 공존시키기 위한 노력은, 기초학문을 보호하는 데서 나아가, 산업계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도 중요합니다. 


물론, 이들 대학은 학생 수가 비교적 적고, 학제 개편이나 교수 임용에서도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일반종합대학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다만, 무전공 입학의 취지를 살리려면, 입학할 때만 전공을 없애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그 이후의 선택권과 쏠림 현상을 보완할 장치들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EBS뉴스 진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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