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자전 학생, 경영대는 ‘장래 전망’, 인문대는 ‘학문적 흥미’ 따라 진입
교육부에서 무전공 확대 방침을 확정하며 2025학년도부터 각 대학에 자유전공학부 등 무전공 입학생이 늘어날 전망인 가운데 무전공생들의 전공 선택에 관해 분석한 연구가 서울대에서 나왔다. 전공 선택 동기를 살펴본 결과 인문대 진입생의 경우 학문적 흥미나 적성 등 내적 동기를 전공 결정 과정에서 중요하게 고려한 반면, 경영대·공대 진입생의 경우 ‘취업의 유리성’ 등 외적 동기를 더 고려한 것이다. 또한 중·고교 시절 미리 전공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이 대학에서 전공을 선택했을 때 전공 만족도가 더 높아 중·고교 시절 전공 탐색 프로그램이 더 잘 갖춰져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서울대 전공설계지원센터는 대학혁신지원사업 기획연구과제로 지난해 7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3개월간 ‘서울대학교 학생들의 전공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및 전공지도 전략 연구’를 진행했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인문대 인문계열, 공대 광역학부 등 전공을 완전히 정해두지 않고 입학하는 전공미결정 입학생 169명을 대상으로 수행된 연구로 2024학년도에 신설되는 첨단융합학부 및 추후 설립 예정인 학부대학 학생들의 전공선택을 예상하고 적합한 전공선택을 위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수행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유전공학부생들이 전공을 선택할 때는 다양한 동기가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학문의 실용적 성향이 강한 경영대와 공대로 진입한 학생들의 경우 ‘취업의 유리성’ ‘장래 전망’ ‘희망 직업’ 등 외적 동기에 의해 전공을 골랐다는 응답이 내적 동기를 압도했다. 그러나 순수 학문을 다루는 인문대나 자연대의 경우 ‘학문적 흥미’ ‘적성’ ‘전문적 공부에 대한 욕구’ 등 내적 동기가 더 크게 작용했다. 5점 만점의 설문에서 경영대 진입생은 전공 선택 동기 1~3순위가 ‘취업의 유리성’(4.54), ‘장래 전망’(4.54), ‘희망 직업’(4.35)으로 나타난 반면 인문대 진입생은 ‘학문적 흥미’(5.0), ‘적성’(4.88), ‘전문적인 공부에 대한 욕구’(4.88)를 1~3순위로 골랐다.
또한 전공미결정 입학생들이 전공선택을 할 때 대학에서 해당 전공 교과목 수강 여부도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전공을 선택하든, 배제하든 간에 전공 교과목을 수강해보는 것이 결정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학에서 전공 소속 학생에게만 열려 있는 일부 전공 강의들을 자유롭게 들을 수 있도록 제한을 풀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선택 전공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시작된 시기는 대학 진학 이후가 아닌 중·고교 시기라는 응답이 높았다. 또 전공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시작된 시기가 늦을수록 전공선택 만족도가 낮게 나타나기도 했다. 중학교 시기 및 그 이전에 전공에 관심이 생긴 응답자의 전공선택 만족도는 4.59, 고교 시기에 관심 생긴 응답자의 만족도는 4.06으로 대학교 1학년(3.97), 대학교 2학년(3.61) 등을 크게 앞질렀다. 이에 중학교 시기 이전부터 다양한 분야에 대한 흥미와 적성을 발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유전공학부생들의 전공 진입 이후 만족도를 분석한 결과 인문대가 1위를 기록했다. 인문대에 진입한 자유전공학부생들의 만족도는 4.88로 4.0~4.25에 머문 사회대, 공대, 경영대 등 타 단과대를 압도한 것. 그러나 자유전공학부가 아닌 인문대 인문계열로 입학해 인문대 내에서만 전공을 골라야 했던 학생들의 만족도는 3.75에 머물렀는데, 자유전공학부는 전공선택의 폭이 넓은 상태에서 인문학을 정말 원하는 학생들이 진입한 데 반해 인문대 인문계열생은 다른 선택의 폭이 제한된 상황에서 인문대 내에서만 전공을 골라야 해 차이가 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대 전공설계지원센터는 다양한 전공 강의 개설 및 접근성 확대, 전공탐색 프로그램 확대, 학문적 흥미와 역량을 지닌 인재 선발 등을 전공 미결정 입학생을 위한 전공 지도 제언으로 제시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학부대학 등 무전공 입학생 관련 커리큘럼을 짤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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