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사과받겠다"…이용수 할머니의 간절한 바람
[앵커]
해방 이후 80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풀리지 않는 아픔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미 많은 피해 할머니들이 세상을 떠났는데요.
홀로 앞장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용수 할머니에게도 남은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김예린 기자입니다.
[기자]
위안부 문제를 오랜 기간 세상에 알려왔던 올해 96살의 이용수 할머니.
이용수 할머니에게도 묵은 기억을 자꾸 꺼내야 하는 건 큰 상처가 됩니다.
다른 피해 할머니들과 함께 아픔을 끝내겠다는 의지 하나로 33년의 긴 싸움을 버텨왔습니다.
<이용수 /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결국은 내가 하겠다. 아무것도 배워둔 것도 없이 하겠다 해서 시작을 했습니다. 너무 힘들고 너무 괴롭고 죽으려고도 생각했어요."
지금까지도 국제사법재판소의 심판은 받지 못했고, 지난 2016년에는 국내 법원에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소송 7년 만인 지난해 11월, 기적처럼 1심을 뒤집고 나온 항소심 판결은 큰 기쁨을 안겼습니다.
함께 소송을 준비하던 11명의 할머니 중 세상에 남아 소식을 접한 건 이용수 할머니뿐이었습니다.
<이용수 /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그때 제가 손을 들었을 때, 만세가 아닙니다. 하늘에 있는 할머니들 오해를 푸시고 일본이 사죄할 겁니다. 할머니들한테 그랬습니다."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일본 정부가 항소를 포기했지만 우리 판결에는 대응하지 않겠다는 의미에 그쳤고, 사과도 배상도 없었습니다.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는 240명, 단 아홉 분의 할머니들만이 생존해 있습니다.
<이용수 /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5년 동안 꼼짝도 못 하고 누워 있는 할머니 한 분이 있습니다. 또 한 분은 요양병원으로 가고…나와서 말할 사람 한 사람도 없습니다."
한 분이라도 더 살아 계실 때 일본의 진정어린 사죄를 받아내고, 위안부 문제를 유네스코에 등재할 수 있다면 여한이 없습니다.
<이용수 /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유네스코에 등재를 반드시 해야 됩니다. 오늘내일하는 이 할머니들 꼭 눈이라도 뜨고 있을 적, 숨 쉴 적에 좀 집행해 주세요."
문제 해결에 함께 나섰던 다른 할머니들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이용수 할머니의 호소가 삼일절 메아리가 돼 울립니다.
연합뉴스TV 김예린입니다. (yey@yna.co.kr)
[영상취재기자 송철홍]
#위안부 #이용수_할머니 #삼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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