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중국산 ‘스마트카’ 안보위험 조사 지시…규제 수순

김유진 기자 2024. 3. 1.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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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기차를 포함해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이 제기하는 국가안보 위협에 관한 정식 조사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 중국산 ‘스마트카’의 미국 시장 진출을 막기 위한 규제 도입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상무부 장관에게 우려국의 기술을 사용한 커넥티드 차량을 조사하고 위험에 대응할 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것이 국가안보를 위한 “전례없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은 우리 국민과 기반 시설에 관한 민감한 정보를 수집해 중국에 보낼 수 있고, 이런 차량을 원격으로 접근하거나 쓰지 못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커넥티드 차량은 인터넷 연결 기능을 탑재, 내비게이션과 자율주행,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동안 미국 내에선 이들 차량이 무선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어 해킹 우려가 있고, 중국산 센서 장비를 사용했을 경우 미국인 데이터가 중국으로 유출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 미시간주 워런에서 전미자동차노조 조합원들과 만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2.1. A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의 조사 지시는 향후 중국산 차량에 대한 새로운 규제나 제한 도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등 우려국의 기술을 조사 대상으로 정한 만큼 중국산 기술이나 장비를 사용한 다른 나라 차량도 규제 선상에 오를 수 있다. 상무부는 앞으로 60일 동안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의 위험에 대해 산업계와 대중의 의견을 청취한 뒤 규제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급속 확장하고 있는 중국 자동차 산업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은 자동차 시장의 미래를 지배하기 위해 불공정한 관행 등을 활용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정책으로 인해 중국산 차량이 미국 시장을 포화시키고 국가안보에 위험을 제기할 수 있다. 나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선을 앞두고 특히 경합주를 중심으로 영향력이 큰 자동차 산업 노동자 표심을 의식했을 가능성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동차 산업의 미래가 여기 미국에서, 미국 노동자에 의해 만들어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의회에서 관련 법률이 통과되는 것을 전제로 미국인 데이터에 접근하는 특정 중국 기업들의 미국 내 영업을 중단시킬 수도 있다고도 언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동차 업계는 현재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중국산 차량이 소수이고 대부분 소프트웨어가 서구 기업에서 제작된 만큼 이번 조치의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앞으로 중국 자동차 기업이 미국에 진입할 경우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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