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적하고 환불 미루고…제주감귤 택배 피해 속출

문준영 2024. 3. 1.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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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주] [앵커]

감귤 택배 사기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판매자가 아예 잠적하는가 하면, 연락이 닿아도 환불을 미루는 사례도 나타나면서 전국 각지 소비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문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감귤 판매 관련 게시글입니다.

한 달 전 서귀포시의 한 농장에서 한라봉을 샀는데 설 명절 전까지도 오지 않았다고 적혀 있습니다.

같은 농장에서 역시 한 달째 감귤을 못 받았다는 글과, 조심하라는 댓글도 여럿 달렸습니다.

이런 피해 신고가 전국 각지 5~6개 경찰서에 접수됐습니다.

해당 감귤농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관광객 등 소비자가 직접 방문해 결제하고, 택배로 받는 곳입니다.

업주는 택배사 유통과 감귤 수급에 차질이 있었다며,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까지 40여 명에게 1,400만 원 상당을 돌려줬다고 밝혔습니다.

온라인 거래로 인한 피해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한 소비자는 가족과 지인에게 보내기 위해 이달 초 중고거래 앱으로 20여만 원 상당의 감귤을 구매했는데, 2주 넘게 오지 않았습니다.

판매처에 전화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환불도 차일피일 미뤘습니다.

[온라인 판매자 통화/음성변조 : "(지금 돈 보내시고요.) 제가 이따 보내겠습니다. (아니 오늘 보내주신다고 했고요. 오늘 보내세요.) 예. 만약에 안 보내면 신고하세요."]

당당한 태도로 늑장을 부리던 이 판매자,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해서야 뒤늦게 돈을 보내왔습니다.

또 다른 한 레드향 판매 농장은 돈을 받고 아예 잠적했습니다.

결국, 피해자들이 나서 해당 농장 이름으로 온라인 공개 대화방을 만들고 피해자를 모집하기까지 이르렀습니다.

현재까지 경찰에 접수된 피해자만 50명, 피해액은 1,100만 원을 넘습니다.

KBS 취재 결과 해당 농장 관계자는 이달 초 감귤밭을 팔겠다고 속여 4명으로부터 5,800만 원 상당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돼 검찰에 넘겨진 상태입니다.

경찰은 온라인 거래의 경우 사기 의심 전화나 계좌번호를 조회할 수 있는 앱인 '사이버캅'을 활용해 달라고 당부합니다.

[유나겸/제주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 "피해를 인지한 즉시 상대방 계좌번호, 판매 사이트 주소, 닉네임 등 증거자료와 신분증을 지참하고 가까운 경찰서 민원실을 방문하여 신고하시면."]

감귤 관련 소비자 피해가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제주감귤에 대한 이미지에도 피해를 주는 건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한창희

문준영 기자 (m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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