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공주’ 탄생부터 마지막 배웅까지…푸바오 3년 9개월의 순간들
‘푸공주’ ‘푸린세스’로 불리며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아온 ‘국민 판다’ 푸바오가 오는 4월 3일 한국을 떠나 중국으로 간다. 일반에게 공개되는 것은 오는 3일이 마지막이다. 푸바오의 마지막 작별 일이 확정된 뒤 에버랜드 판다월드 앞은 이별을 앞둔 팬들로 연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국내에서 태어난 최초의 판다
푸바오는 2020년 7월 20일 엄마 아이바오(당시 7세)와 아빠 러바오(당시 8세) 사이에서 태어났다. 태어날 당시 키와 몸무게는 각각 16.5cm, 197g. 아이바오와 러바오가 에버랜드에서 생활한 지 1601일 만에 세상에 나온 아기 판다는 우리 나라에서 태어난 최초의 판다로 기록됐다.
2020년 11월 4일은 ‘국내 1호 판다’에게 ‘푸바오’라는 이름이 붙여진 순간이다. 에버랜드는 일반인 5만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름 투표 이벤트를 통해 ‘푸바오’라는 이름을 최종 선정했다. 푸바오는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뜻이다.
통상 판다는 몸무게 200g 미만의 미숙아 상태로 태어나 초기 생존율이 매우 낮다. 국제 관례에 따라 아기의 건강 상태가 안정기에 접어드는 생후 100일 무렵 중국어로 된 이름을 지어준다.
2021년 1월 4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랜선’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푸바오가 일반에게 최초 공개된 날이다. 태어날 당시 197g에 불과했던 푸바오는 공개 당시 체중이 약 50배 이상 증가한 10kg을 넘어섰다. 아기 판다 푸바오는 매일 오전 10시 20분부터 오후 3시까지 판다월드 방사장에서 어미 아이바오와 함께 생활했다.
푸바오의 첫 돌인 2021년 7월 20일에는 팬들과 함께하는 랜선 돌잔치가 열렸다. 랜선 돌잔치는 방역 강화로 인해 일반 고객 초청 없이 판다월드 개장 전에 동물원 일부 직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당시 돌잡이, 생일축하 편지, 선물 증정 등으로 진행된 생일파티 현장은 에버랜드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고객들에게 생방송으로 중계됐다. SNS로 실시간 중계된 푸바오의 돌잔치는 3400여명이 지켜봤다.
랜선 돌잔치의 하이라이트였던 돌잡이 행사에는 당근(건강), 대나무(장수), 사과(인기), 판다가 먹는 빵인 워토우(행복) 등 4가지 음식이 놓였다. 푸바우는 이날 자신의 이름처럼 행복을 뜻하는 워토우를 집었다.
■ 공개 후 하루 6시간씩 관람객 맞이해
먹고 자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 푸바오는 돌을 넘겨 무럭무럭 자랐다. 197g이었던 몸무게는 현재 98kg까지 늘었다.
푸바오가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사람들을 맞이하는 시간은 오전 10시 10분부터 오후 5시까지다. 개장 30분 전인 9시 30분까지는 관람객들과 마주하는 방사장으로 가 ‘손님맞이’ 준비를 한다.
푸바오는 높은 나무를 타는 모험을 즐기고, 몸을 말아 구르는 것을 좋아한다. 방사장에 있는 시간 동안 푸바오는 좋아하는 일들을 하며 사람들에게 행복을 선사했다.
관람시간이 끝나고 5시 20분부터는 다시 내실로 들어간다. 사람을 좋아하는 푸바오는 내실로 들어가는 것을 싫어한다고 한다.
야식을 포함해 총 다섯 끼를 먹는 푸바오의 주식은 대나무다. 푸바오에게는 50kg 정도가 주어지는데 실제로 먹는 것은 15kg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대나무는 경남 하동에서 생산된 것을 매주 냉장 차량으로 날라서 공급하고 있다.
푸바오는 별명 부자로도 유명하다. 대표적으로 잘 알려진 푸공주와 푸린세스 외에도 뚠빵이, 푸뚠뚠, 용인 푸씨, 푸공주마마, 프린세스 푸 등 수십 개에 이른다.
■ 반환 D-한 달, 돌아갈 준비는 어떻게
에버랜드에 따르면 푸바오는 반환일이 오는 4월 3일로 결정되면서 오는 3일 마지막 인사를 끝으로 중국 서부 쓰촨(四川)성의 판다보호연구센터 가기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 그전까지는 한 달간 별도 공간에서 건강·검역 관리를 받을 예정이다.
이송팀은 중국 현지에서 파견될 예정으로, 에버랜드에서 인천공항까지는 진동을 최소화한 무진동 트럭으로 푸바오를 이송한다. 이후 인천공항에서 청두솽류공항으로 3시간 30여 분 동안 2400여㎞를 비행한다. 비행 과정에는 판다 할아버지로 불리는 강철원 사육사가 동행할 예정이다. 푸바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사육사도 함께 탑승한다.
반환 당일에는 푸바오의 모습을 직접 볼 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에버랜드 측은 팬들과 푸바오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할 수 있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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