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문재인 지우는 민주당, 제 발등 찍는 이재명…이러면 '폭망각'

은현탁 기자 입력 2024. 3. 1.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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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의 공천 잡음이 끝을 모르고 계속되고 있는데요. 비명계 의원들 사이에는 이번 총선이 윤석열 정권 심판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 심판이 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자고로 공천 잘못하고 선거에 이긴 경우는 없습니다.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역대 총선에서 공천 잡음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점검해 보도록 하죠.

◇짜인 각본 같은 민주당의 공천

4·10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공천은 막장 드라마를 보는 것 같습니다. 정체불명의 여론조사에서부터 의원 평가 하위 20% 통보, 친명계 의원의 단수공천, 비명계 의원의 공천 탈락까지 짜인 각본처럼 흘러가는 분위기입니다.

민주당은 이번 주 공천에서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친문 좌장 홍영표 의원을 잇달아 컷오프했습니다. 친문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난 27일 임 전 실장이 서울 중·성동갑에서 공천이 배제됐다는 소식을 접한 직후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했죠.

민주당 지도부는 친명(친 이재명)을 제외하고 마구잡이로 쳐내고 있는데요. 정체불명의 여론조사는 당 선거관리위원장도 잘 몰랐다고 합니다. 지난 21일 사퇴한 정필모 전 선관위원장은 특정인이 전화로 문제의 업체(리서치디앤에이)를 끼워 넣었다는 사실에 대해 "난 허위보고를 받았고 속았다"고 폭로했습니다.

민주당 공천을 빚대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시중에 나돌고 있는데 딱 들어맞고 있습니다. 홍영표 의원은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정치검찰, 윤석열 독재 정권을 심판하는데 힘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친문, 비명, 반대파를 심판하는 것에 지도부들이 골몰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은평구 한 헬스장에서 직장인 정책간담회 전 운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문·비명계 의원들은 수시로 소통하며 집단행동에 나서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평가 하위 20%를 받고도 경선에 참여하는 의원도 있지만 경선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의원들은 탈당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에요.

비명계 박영순(대전 대덕) 의원은 27일 탈당해 이낙연 전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 합류 의사를 밝혔고, 28일에는 김대중 정권을 만든 동교동계의 막내 설훈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했습니다. 김영주 국회부의장, 이수진 의원을 포함해 지금까지 공천 갈등으로 탈당한 의원은 4명으로 늘어났습니다.

◇19대 총선과 비슷한 흐름으로 진행

22대 총선은 12년 전 19대 총선과 비슷한 흐름으로 진행되고 있는데요. 야당이 정권심판론에 안주하고 있는 것이나 특정 계파 위주로 공천하는 것 모두 비슷합니다. 다만 민주당의 공천 파열음은 19대 총선보다 훨씬 큽니다. 민주당은 19대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됐지만 공천 실패와 노인 폄하 발언 등으로 결국 1당 자리를 내주고 말았죠.

비명계 송갑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22대 총선은 도저히 지기 힘든 선거다. 그런데 이것이 흔들리고 있다"면서 "2012년 19대 총선이 데자뷔처럼 떠오른다"고 말했습니다. 그럼 역대 총선이 공천 잡음과 어떤 함수 관계가 있었는지 살펴보도록 하죠.

①21대 총선=2020년 4월 15일 치른 21대 총선은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이 공천 실패로 자멸한 선거였습니다. 선거 결과 더불어민주당과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180석을 차지했고 미래통합당과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103석을 얻는데 그쳤죠.

물론 선거 직전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었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정국 안정에 대한 심리가 작용했지만 이 정도로 차이 날 줄 아무도 몰랐죠. 민주당이 유리한 구도였지만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이 바로 미래통합당의 '호떡 공천'이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전략지역구인 서울 중·성동갑에서 공천 배제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2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선거운동을 재개, 홍영표 의원 등 친문계 인사들과 지지자들을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당시 황교안 대표는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을 호떡 뒤집듯 두 번이나 뒤집었다는 비판을 받았어요. 인천 연수을에 유승민계 민현주 의원을 빼고 자신의 측근인 민경욱 의원을 심기 위해 무리수를 둔 건데요. 황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계파, 외압, 당 대표 사천(私薦)이 없었던 3무(無) 공천"이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미래통합당 참패 요인 중 하나가 됐습니다.

②20대 총선=2016년 4월 13일 치른 20대 총선은 공천 잡음이 선거를 망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집권당인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은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됐는데 공천 잡음과 '옥새 파동'으로 민주당에 1당 자리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선거 직전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43%로 나쁘지 않았지만 선거 결과 새누리당이 122석, 민주당 123석으로 뒤집혔습니다.

당시 박근혜 정권의 청와대에서 '친박 리스크'까지 작성하며 공천에 개입했고, 진박(진짜 친 박근혜) 감별사란 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급기야 원내대표까지 지냈던 유승민 전 의원은 공천에서 배제되면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김무성 대표가 비박계 공천 탈락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부산으로 내려가면서 '옥새 파동'이 발생했죠.

③19대 총선=2012년 4월 11일 치른 19대 총선은 선거 두 달 전까지만 해도 민주통합당의 압승이 예상됐죠. 하지만 민주통합당은 '이명박 정부 심판론'에 안주하고, 친노(친 노무현) 중심의 계파 위주 공천으로 민심을 잃게 됐습니다.

민주통합당은 공천 실패로 당 지지율이 하락했고, 한명숙 대표의 리더십이 크게 흔들렸어요. 호남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천 탈락자들의 집단 반발과 경선 고소·고발로 홍역을 치렀습니다. '나꼼수' 진행자 출신 김용민 씨의 서울 노원갑 전략공천은 결정적인 악수였어요. 그의 여성·노인 폄하 발언으로 '정권 심판론'은 힘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반면 새누리당은 박근혜 비대위가 출범하면서 야권 인사였던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청년 이준석 비대위원을 각각 영입하며 분위기를 쇄신했습니다. 선거 결과 새누리당 152석, 민주통합당 127석, 통합진보당 13석, 자유선진당 5석, 무소속 3석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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