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일!] "모자 속에 숨겨온 그것"… 105년 전 그날의 함성
1919년 3월1일. 한 청년의 외침으로부터 역사는 시작됐다.
"우리들은 지금 우리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고 조선 사람이 자주적인 국민이라는 것을 선언하노라."
독립선언서와 태극기가 거리에 뿌려졌고 거리에 있던 사람들은 목청을 높여 "대한 독립 만세"를 외쳤다.
3·1운동이 일어나기 한 달여 전 일본 도쿄에서 공부 중인 조선인 유학생들이 있었다. 독립을 갈망하던 이 학생들은 일본의 심장인 도쿄에서 2월8일 독립을 선언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독립선언문을 작성했다.
"모든 조선청년독립단은 우리 이천만조선민족을 대표하여 정의와 자유의 승리를 얻은 세계만국 앞에 독립을 선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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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희는 "젊은 학생들이 이같이 의거를 감행하려는 이때 선배로서 좌시할 수 없다"고 말했고 전 세계를 향해 독립 선언을 해야 한다는 독립운동가들의 결의가 모이기 시작했다. 어린 학생들이 적진의 한복판에서 외친 독립과 조국의 학교 교사와 교장에게 전달한 이 글이 3·1 운동의 도화선이 된 것이다.
1919년 2월27일 밤. 서울 종로구 보성사에서 인쇄 소리가 들려왔다. 그날 보성사 사장 이종일이 직원을 모두 퇴근시킨 뒤 커튼을 치고 극비리에 인쇄하던 것은 2만1000장의 기미독립선언서. 그러나 한창 인쇄를 하던 중 순찰하던 형사 신승희의 검문에 걸리고 만다.
이종일은 "당신도 조선 사람이니 제발 한 번만 눈 감아 달라" 라고 사정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자초지종을 들은 손병희는 신승희에게 당시 거금이었던 오천원을 쥐어 줬고 신승희는 돈뭉치를 받고 유유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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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게 우리 국민의 힘을 보여 줍시다."
"거사는 장례식 이틀 전, 탑골 공원에서 치르기로 합시다."
"그럼 사람들을 모아 보세."
마침내 3월1일. 민족 대표 33인이 태화관에 모였다. 일본 경찰관과 충돌을 우려해 탑골공원이 아닌 태화관으로 장소를 비밀리에 바꾼 것이다. 이들은 그 자리에서 독립선언서에 서명하고 조선 독립을 선언했다. "조선은 독립한 나라이고 자주적인 민족임을 선언하노라"
같은 시각 탑골공원에는 학생을 주축으로 5000명이 모였다.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는 어른들을 뒤로하고 나선 건 학생들이었다. 조심스럽게 가방을 맨 차림으로 단상에 오른 청년 정재용은 큰 목소리로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오늘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며 조선인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언하노라."
미리 준비해 둔 독립선언서와 태극기가 거리에 뿌려졌고 거리에 있던 사람들은 목청을 높여 외쳤다. "대한 독립 만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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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중순까지 이어지던 만세 운동은 결국 서서히 자취를 감췄지만 독립에 대한 우리 민족의 염원을 전 세계에 알린 대규모 민족 운동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 3·1운동은 우리 민족이 독립에 대한 희망과 자신감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됐다.
3·1운동의 중심에는 청년들이 있었다. 한국 최초 여성 비행 조종사로서 전투기를 몰고가 일본군에게 총알을 퍼부은 31세 권기옥. 일왕 생일 축하식에서 폭탄을 투척해 일본제국의 주요 인사들을 처단하다 순국한 25세 윤봉길. 비밀결사를 조직해 항일운동을 하고 법정 투쟁까지 불사한 21세 박열. 청소년의 독립운동을 조직적으로 탄압할 때도 감옥 안에서 만세를 외친 18세 유관순.
그리고 이름도 남기지 못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간 많은 청춘들. 그들은 자유와 평등이 억압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청춘을 독립운동에 바쳤고 모진 고문에도 감옥 안에서 독립을 염원했다.
차화진 기자 hj.cha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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