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금리 최대 16% 급등… '태영건설 워크아웃' 분수령

정영희 기자 2024. 3. 1.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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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덕상 인천연구원 연구위원 "건설업체 살아나야 부동산 활기 회복"
해외건설전문가포럼이 한국건설관리학회와 공동으로 '국내 및 해외 글로벌 부동산 시장 현황'을 주제로 한 제72회 정기 세미나를 개최했다. 배덕상 인천연구원 인천공공투자관리센터 경제환경연구부 연구위원이 거시 경제와 투자자 동향, 국내외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소개하고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을 발표했다./사진=정영희 머니S 기자
고금리와 건설업계 침체로 한파를 겪는 국내 주택 시장 회복을 위해선 기준금리 하락과 미국 주택 시장의 반등이라는 전제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보다 다소 열등한 한국 부동산 시장의 특성상 미국 시장의 흐름을 따라갈 수밖에 없어서다. 향후 적절한 부동산 투자 개시 기준으론 태영건설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의 무사 종료 시점을 꼽았다. 건설업체가 살아날 때 비로소 부동산 시장도 다시 활황기에 진입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해외건설전문가포럼은 지난달 28일 한국건설관리학회와 공동으로 개최한 정기 세미나에서 이 같이 밝혔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국내 PF 금리는 강원중도개발공사의 기업회생신청으로 자금시장 경색이 발생한 2022년 후반부터 2023년 초까지 단시간 내 평균 10%에서 최대 16%(A2급 기준) 급상승했다. 이후 평균 6~7%의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신규와 차환을 합한 PF 대출 규모는 지난해 1월 1조3000억원에서 지난달 6000억원 수준으로 축소됐다. 배덕상 인천연구원 인천공공투자관리센터 경제환경연구부 연구위원은 "PF 대출 규모가 점점 작아진 것은 PF를 일으킬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사업장만 신규 발행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미국의 주택시장 회복이라는 두 조건이 충족돼야 한국 부동산 시장 회복과 PF 시장 침체 극복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한국은 미국의 상승과 하락 추세를 후행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서울과 인천을 중심으로 국내 부동산 흐름에 대한 분석이 이어졌다. 인천의 연간 부동산 가격 상승률을 비교할 때 서울 가격이 먼저 오른 후 이러한 영향이 인천에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집값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집값이 급격히 상승했던 2017~2018년을 중심으로 뛰었으나 인천의 주택가격 오름세는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이어졌다.

서울과 세종의 부동산 가격의 누적 변화 측면에선 세종의 변동성이 서울보다 컸다. 세종의 경우 가격 기준이 되는 모집단이 상대적으로 작고 인위적 대규모 개발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가격이 급등했기에 떨어지는 속도와 폭도 타 지역보다 훨씬 컸다. 배 연구위원은 "세종은 서울과 인천에 비해 부동산 단위 자체가 작고 대규모 도시 개발로 인해 최초 분양가가 저렴한 편이었기에 주택시장 호황기 오름세가 가팔랐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 분석 결과 인천의 2018~2023년 주택 가격 누적 상승률은 37%였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하락폭은 -14%로 집계됐다. 각각 47%와 -9%를 기록한 서울이나 72%와 -18%로 집계된 세종보다 비교적 변동성이 약했다. 전국 평균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서울 주택의 ㎡당 단가는 1200만원, 소득대비주택가격(PIR)은 17.08년이었다. PIR은 주택가격을 가구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예컨대 PIR이 10이라면 집값이 연소득의 10배인 셈이다. 지난해 서울에서 집 한 채를 사려면 17년치 연봉 이상의 자금이 필요했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인천의 ㎡당 단가는 460만원이었고 PIR은 7.12년으로 나타났다. 세종의 경우 각각 647만원과 7.49년으로 조사됐다.

배 연구위원은 "인천의 경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송도와 청라의 급지 차이가 현격했으나 지금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올해 수도권급행광역철도(GTX)를 둘러싼 호재가 있어 인천 지역 집값의 움직임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부동산 시장 회복을 위해선 건설업체의 유동성 위기 극복이 무엇보다 우선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해 말 워크아웃을 신청한 시공능력 16위의 중견 건설업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종료가 시장 침체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태영건설 이후 유동성 우려가 제기된 일부 중견 건설업체의 위기 극복 여부에 따라 추후 부동산 투자 시점도 갈릴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은 건설업계와 상생하는 구조이므로 건설업체가 흔들리면 살아남기 힘들다"고 말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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