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 장만 더" 6시간 기다려 5분 만난 푸바오…이제 진짜 안녕[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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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우리 푸바오 자고 있어."
지난달 29일 낮 12시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푸바오가 나무에 몸을 걸친 채 잠 들었다.
푸바오는 2020년 7월 한국에서 몸무게 197g으로 태어나 약 3년7개월간 꾸준히 성장했다.
에버랜드 유튜브 채널은 코로나19(COVID-19)로 바깥나들이가 어려웠던 시기에 랜선으로 푸바오의 성장 과정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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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우리 푸바오 자고 있어."
지난달 29일 낮 12시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푸바오가 나무에 몸을 걸친 채 잠 들었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100㎏에 달하는 몸체가 부풀었다.
관람객 80명이 에버랜드 개장인 오전 10시가 되기 한참 전부터 기다렸다. 이들은 판다월드에 겨우 입성하고도 한마음으로 목소리를 낮췄다. 5분으로 제한된 관람 시간이 끝나고 직원이 이동을 부탁하자 한 관람객은 숨죽인 목소리로 "한 장만 더 찍고 나갈게요"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같은 시각 판다월드 바깥으로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이 건물을 빙 둘러섰다. 야외에서 장시간 대기를 예상한 듯 섭씨 8도 날씨에도 무릎까지 오는 패딩을 입은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간이의자를 펴 앉기도 했다.
오랜 대기에도 지친 기색이 없었다. 판다 인형 탈을 쓴 직원이 줄을 따라 걷자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함께 사진을 찍었다.
안내판에 적힌 대기 시간은 400분. 낮 12시에 줄을 섰다면 오후 6시40분이 돼서야 푸바오를 5분간 눈에 담을 수 있는 셈이다. 에버랜드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대기 시간은 최대 380분이었다.
남편, 딸과 함께 온 송혜미씨(41)는 이날 이른 아침 경기 시흥시 집에서 출발했다. 오전 9시30분에 오픈런 대열에 합류해 오후 2시쯤 입장에 성공했다. 송씨는 "지난해 겨울에도 가족들과 같이 보러 왔다"며 "이제 중국에 간다고 하니까 마지막으로 인사하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김민수씨(29)는 여자친구와 함께 경남 김해시에서 전날 출발했다. 김씨는 "전날 6시에 출발해서 하룻밤 자고 왔다"며 "푸바오를 좋아하는데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마지막 기회여서 왔다"고 했다. 김씨는 푸바오 얼굴이 그려진 가방을 둘러맸다. 그의 여자친구는 어깨에 푸바오 담요를 둘렀다.
송씨와 김씨가 입장할 때쯤 푸바오는 2시간의 낮잠을 끝내고 일어났다. 푸바오가 왼쪽으로 걸어가면 관람객도 우르르 왼쪽으로 달려갔다. 푸바오가 통나무를 엮어 만든 단상 위에 올라가 당근과 대나무를 먹기 시작하자 "귀여워" 탄성이 쏟아졌다. 찰칵 소리가 판다월드 안에 퍼졌다.
5분 뒤 관람 시간이 끝나자 아쉽게 발걸음을 돌렸다. 한 여성은 앞줄에서 열성적으로 영상을 찍던 여성에게 따라붙어 "저희 영상 공유 좀 할래요? 나도 보내줄게요"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푸바오를 3일까지만 볼 수 있다. 푸바오는 야생동물 국제 규정에 근거해 4월초 중국으로 가기 전 비공개 상태로 건강·검역 관리를 받는다. 중국에서는 쓰촨성에 위치한 자이언트판다보전연구센터에서 지낸다.
푸바오는 2020년 7월 한국에서 몸무게 197g으로 태어나 약 3년7개월간 꾸준히 성장했다. 태어난 지 1319일째, 이날 잰 몸무게는 100.1㎏였다. 에버랜드 유튜브 채널은 코로나19(COVID-19)로 바깥나들이가 어려웠던 시기에 랜선으로 푸바오의 성장 과정을 보여줬다. 일부 영상은 2000만회 조회수를 넘기며 신드롬에 가까운 사랑을 입증했다.
이날 입장 대기 줄에서 만난 김종민씨(26)는 "연간 정기권을 끊어서 푸바오 아기 때부터 자주 봤는데 커가는 과정을 보다 보니까 마치 내가 키운 것처럼 느껴진다"며 "마지막이라 아쉽다"고 말했다.
에버랜드가 준비한 낙서판은 오후 2시쯤 관람객의 편지로 가득했다. 이들은 "푸야 우리에게 와줘서 고마워. 푸바오가 태어난 때부터 행복했어. 지금까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커 줘서 고마워" "이중 국적 푸바오야. 넌 똑똑하니까 용인 생활 잊지 않을 거지" 등 문구를 남겼다.
용인=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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