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폭행 "힘 달린다" 치킨 시켜 먹고 3시간 더…결국 직원 사망
피해자 죽어갈 때 숙직실서 쿨쿨, 악마들…증거은폐 뒤 신고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기쁨이 넘친다는 크리스마스 이브날, 난방도 되지 않는 차가운 사무실 시멘트 바닥에서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소용없었다.
구둣발이 날아와 갈비뼈가 부러지고 주먹에 맞아 얼굴이 피투성이 됐지만 그놈은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 동료는 겁에 질려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렇게 12시간여를 맞은 끝에 사무실에 쓰러져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던 그때 그놈은 숙직실에서 쿨쿨 잠을 자고 있었다. ◇ 法도 "범행 수법이 매우 잔인, 증거 인멸 책임 회피에 급급하다"고 질타
2022년 3월 1일 대법원은 부하인 응급구조사 A 씨(사망 당시 43세)를 때려 숨지게 한 B 씨(44)의 상고를 이유 없다며 물리치고 징역 18년 형을 선고한 1,2심 판결을 유지했다.
앞서 1심은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피해자가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임이 분명하다"고 지적한 뒤 "B 씨가 자신의 배우자나 직원들을 통해 범행을 은폐하거나 증거를 인멸하려고 시도했고 법정에서도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피해자가 평소 거짓말을 했다거나 아픈 척 연기를 했다는 둥 피해자를 비난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매우 좋지 않다"며 정말 나쁘다고 했다.
◇ 공포에 질려 "죄송합니다" 빌었지만 "이XX 또 거짓말, 열중 쉬어"
법도 눈물을 흘린 A 씨의 비극은 크리스마스이브인 2020년 2월 24일 오후 1시 20분부터 시작됐다.
경남 김해시의 한 사설 응급구조단에서 위급 환자 생명을 구하는 '응급 구조사'로 일하던 A 씨는 전날 신고를 받고 급히 응급차량을 몰다가 가벼운 접촉 사고를 일으켰다.
B 씨는 이를 제때 보고하지 않았고 매번 회사에 피해만 끼치고 다닌다며 A 씨에게 '열중쉬어'를 시킨 뒤 닦달하기 시작했다.
'너희도 잘못하면 이렇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다른 구조사도 옆에 세웠다.
이후 B 씨 구둣발, 주먹, 손, 얼음팩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 A 씨를 구타했다.
A 씨는 자신보다 덩치가 훨씬 큰 B 씨의 폭행에 연신 "죄송합니다"고 애원했지만 B 씨는 들은 척도 않고 "이XX 또 거짓말한다. 너 아비 애비가 불쌍하다"며 "열중쉬어"를 시킨 뒤 마구잡이 폭행을 이어갔다.
◇ 발길질에 머리가 탁자 모서리에, 거품 물고 쓰러지자 "연기하지 마"
점심도 못 먹은 채 5시간가량 얻어맞던 A 씨는 오후 6시 30분쯤 기절하고 말았다.
B 씨의 구둣발에 머리가 탁자 모서리에 찍혀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졌다.
그렇지만 B 씨는 "연기하고 있다"며 A 씨를 일으켜 세워 의자에 앉혀 놓으려 했지만 A 씨가 몸을 가누지 못하자 이번엔 차가운 사무실 바닥에 무릎 꿇게 한 뒤 양발로 허벅지를 짓밟았다.
◇ "체력 보충해야 한다" 치킨 배달시켜 먹으면서까지 때려
B 씨는 완전히 인간성을 상실한 악마가 됐다.
A 씨가 혼절하다 잠시 깨어나기를 반복하던 밤 10시쯤 "힘이 있어야 때린다, 체력 보충해야겠다"며 치킨을 배달시킨 뒤 먹어가면서 A 씨를 구타하면서 사무실 컴퓨터로 인터넷 동영상을 즐겼다.
이때 A 씨가 죽음 직전의 신음을 냈지만 B 씨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후 법정에서 "동영상 소리인 줄 알았다"며 뻔뻔한 소리를 했다.
◇ 피해자 혼절한 뒤에도 폭행…피곤하다며 숙직실로 가 7시간 숙면
A 씨가 2020년 12월 25일 0시쯤 반사 반응을 보이지 않는 등 목숨이 끊어지기 직전 상태에 접어들었으나 B 씨는 새벽 1시가 지나서야 폭행을 멈췄다.
B 씨는 '아침에 더 혼을 내야겠다'며 쓰러진 A 씨를 사무실 바닥에 그대로 놔둔 채 숙직실로 들어가 아침 8시까지 7시간여 숙면을 했다.
◇ 숨지자 증거 은폐, 신고 지연 "자수하기 전 명의 이전할 건 하고 변호사 사서·…"
아침 8시 30분쯤 잠에서 깨 사무실로 나온 B 씨가 그때라도 A 씨를 병원으로 옮겼으며 목숨만은 건질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B 씨는 A 씨를 1시간 30분여 방치한 뒤 10시쯤 '생명 반응'을 보이지 않자 회사 구급차를 이용해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으로 A 씨를 옮겼다.
부검결과 A 씨는 이때 구급차 안에서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B 씨는 회사 대표인 아내 C 씨, 본부장 등에게 "내가 죽인 것 맞으니 자수하겠지만 내일 명의 이전 할 건 다 해놓고 변호사도 산 뒤 (신고하겠다)"며 함구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면서 사무실 CCTV 훼손 등 증거를 인멸했다.
◇ 방금 숨진 듯 심폐소생술 쇼…119 "우리도 속았다"
B 씨는 신고를 지연할 경우 가중처벌 된다는 말에 따라 A 씨가 숨진 지 7시간여가 지난 25일 오후 5시쯤 119에 "사람이 숨을 쉬지 않는다"고 신고했다.
신고 장소에 도착한 119는 A 씨에게 CPR(심폐소생술)을 시도하고 있는 B 씨를 발견, A 씨를 넘겨받아 심폐소생술을 이어가기도 했다.
당시 출동한 119대원은 "신고자가 흉부 압박을 하고 있어 저희가 교대했다"며 B 씨의 연기에 속았다고 했다.
◇ 착한 형이 하늘로, 상해치사 아닌 살인죄로 처벌해 달라
그러자 A 씨의 동생은 2021년 1월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살인사건 가해자들을 상해치사가 아닌 살인죄로 처벌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글을 올렸다.
동생은 "착한 형이 하늘나라고 갔다"며 "고문과 같은 구타를 반복하고 사무실 구석자리에 고통속에서 사망하도록 방치한 악마를 살인죄로 처벌하게끔 도와달라"고 읍소했다.
이 국민청원은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켜 검찰은 살인죄로 B 씨를 기소하고 B 씨 아내등도 살인방조죄로 재판에 넘겼다.
◇ '상명하복' 몸에 익은 부사관 출신 피해자, 이를 이용해 가스라이팅한 악마
A 씨는 부사관 출신으로 전역 후 2015년 응급구조사로 B 씨가 있는 사설 응급구조단에 들어왔다.
폭력전과 8범인 B 씨는 A 씨가 상명하복이 몸에 익었다는 점을 이용해 '우리는 군대와 같다'며 가스라이팅했고 사소한 사고를 트집잡아 '회사에 빚을 졌다'며 윽박지르는 식으로 A 씨를 완전 지배했다.
buckba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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