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지원, 단순 복지 아닌 투자로 봐야”
파거 볼보車 최고 인사 책임자
22일(현지 시각) 스웨덴 볼보자동차 본사에서 만난 한나 파거 CPO(최고인사책임자)는 육아휴직을 쓰는 전 세계 자사 직원들에게 24주간 기존 임금의 80%를 주는 ‘패밀리 본드’ 제도에 대해 “(패밀리 본드는) 단순 복지가 아닌 투자”라며 “육아휴직을 간 직원들이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새로운 것을 배워 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회사에 대한 충성도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현대의 가족 형태는 매우 다양해졌기 때문에, 모든 직원이 육아휴직을 쓰며 가족 간의 유대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는 것이다.
그는 이어 “오늘날 많은 글로벌 기업이 육아 지원 제도를 갖고 있지만, 사무직에게만, 여성에게만, 또는 출산한 아이에게만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가족 친화적인 회사를 만들려면 제도뿐 아니라 ‘문화’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혜택 대상이 제한적이라면 누구든 제도를 사용하는 데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었다.
특히 그는 가족 친화적 문화 정착을 위해선 임원들부터 가족과의 시간을 중요히 여기는 ‘롤 모델’이 돼야 한다고 했다. 파거 CPO 역시 매주 목요일마다 15세 딸을 핸드볼 경기장에 데려다줘야 해서 오후 3시에 퇴근하고 있다. 그는 “최근엔 남자 임원 중 한 명이 ‘가족과 함께 아침을 먹고 싶다’며 아침 회의 시간을 미루자고도 제안했다”며 “이런 모습은 우리 회사의 자랑스러운 변화”라고 말했다.
현재 볼보자동차는 패밀리 본드를 사용한 직원 800명을 대상으로 육아휴직 경험도 분석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새로운 육아 지원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파거 CPO는 “볼보자동차의 제도가 널리 알려질수록, 다른 회사 직원들도 이런 제도를 원하고 이를 제안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육아휴직을 잘 쓰지 못하는 국가와 회사로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했다.
/예테보리=윤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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