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바나나 無罪
이홍렬 기자 2024. 3. 1. 02:31
결승 3번기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신진서 九단 / 黑 변상일 九단 흑>
白 신진서 九단 / 黑 변상일 九단 흑>
<제9보>(115~128)=국제대회에 점심 시간이 폐지된 지 10여 년이 지났다. 대신 대국실 코너에 간식이 준비돼 있다. 오후 1시가 지나자 변상일이 시장기를 느꼈는지 바나나를 가져다 먹는다. 잠시 후 신진서도 자리를 떴다가 생수와 비스켓을 들고 왔다. 먹기 위해 대국하고, 대국을 위해 먹는다. 한데 이 짧은 집중력 이완(弛緩)이 승부에 직결됐다.
흑 ▲와 백 △가 교환된 장면에서 놓인 흑 115가 패착의 굴레를 썼다. 원래 좌하귀는 참고 1도의 수순으로 사는 수가 있는 곳이다. 흑은 그 맛을 남겨둔 채 ‘가’와 백 ‘나’를 교환 후 ‘다’로 끊는 작전이 최선이었다. 116이 단순하면서도 치명적인 호수. 116으로 참고 2도 1은 흑 2의 묘착으로 10까지 산다.
흑이 117로 뛰는 맥점을 찾아낸 것은 불행 중 다행이었다. 127까지 외길 코스로 귀에서 산 것. 수순 중 125로 참고 3도 1은 욕심으로 7까지 호되게 당한다(흑 3으로 A는 백 3으로 패가 됨). 하지만 선수를 내준 데다 흑은 엷어졌고 백은 두터워져 참고 1도와는 비교가 안 되는 삶이다. 바나나를 탓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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