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피어날거야’ 꽃다발의 격려[이재국의 우당탕탕]〈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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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넘게 다닌 회사를 그만뒀다.
퇴사를 축하한다며 꽃다발이라니, 정말 예상 못 한 장면이었다.
퇴사 기념 꽃다발을 받고 그날 저녁, 가족과 함께 식사를 했다.
생각해 보니 그동안 꽃다발은 모두 엄마가 주셨고 꽃다발을 받았던 건 대부분 졸업식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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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기념 꽃다발을 받고 그날 저녁, 가족과 함께 식사를 했다. 아내는 나에게 새로운 지갑을 선물했고 딸은 나에게 편지를 써서 건넸다. 퇴사하면 기분이 우울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물론 아직 퇴사의 맛을 제대로 느낄 시간도 없었지만, 아무튼 기분은 상쾌했다. 그리고 늦은 밤, 혼자 거실에 앉아 꽃다발을 바라보는데 여러 추억이 떠올랐다. 내 인생에서 꽃다발을 받았던 적이 몇 번이나 있었나 기억해 보니 일단 초등학교 졸업식 때가 떠올랐다. 엄마가 학교 앞에서 사 주신 울긋불긋한 꽃다발을 들고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었던 기억, 그리고 중학교 교문 앞에서 엄마가 주신 꽃다발을 들고 사진 찍었던 기억. 고등학교 졸업식 때는 잘 기억이 나질 않고, 대학교 졸업식 때 엄마가 사 주신 꽃다발을 들고 동기들이랑 사진 찍었던 기억. 생각해 보니 그동안 꽃다발은 모두 엄마가 주셨고 꽃다발을 받았던 건 대부분 졸업식이었던 것 같다. 어쩌면 끝이기도 하고 또 시작이기도 한 그 시점에서 받은 꽃다발. 흔히 축하할 일이 있거나 고백할 일이 있을 때 꽃다발을 주고받지만 그 꽃다발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크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퇴사하며 받은 꽃다발을 한참 바라보다가 깨달았다. 그동안 고생했고, 앞으로 어떤 비바람이 불고,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그대, 반드시 피어나시라! 그대는 꽃처럼, 아니 꽃보다 더 아름다운 인생이다. 그러니 그대, 반드시 피어나시라, 졸업과 입학 그리고 모든 일의 시작과 끝에 그대가 받은 그 꽃다발은 그대를 향한 활짝 핀 응원이라는 걸 꼭 기억하시라.
이재국 방송작가 겸 콘텐츠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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