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선을 넘고, 난민 아이들은 웃는다[생사의 사이에서/박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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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에서 만난 시리아 난민들은 살아야겠다는 생각만으로 자국 내전을 피해 2000m 이상의 고산지대 사선을 넘어온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환경이 그렇게 열악해도 난민촌에서 만난 아이들 표정은 밝고 순수했다.
언론에 종종 보도되는 남루한 옷, 비참한 모습의 난민 아이들과 사뭇 달랐다.
사진작가로서 내가 찍은 한 장의 사진도 난민 아이들에게 기쁨을 주었다고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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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환경이 그렇게 열악해도 난민촌에서 만난 아이들 표정은 밝고 순수했다. 옷도 비교적 깨끗하다. 언론에 종종 보도되는 남루한 옷, 비참한 모습의 난민 아이들과 사뭇 달랐다. 한국에서 준비해 간 장난감을 주니 아이들 얼굴에 더 해맑은 미소가 피어났다.
프로 사진작가는 아니지만 마음을 다해 구도를 잡고 조명을 설치한 후 사진을 찍고 액자에 넣어 한 명 한 명에게 선물했다. 어쩌면 평생 처음인 본인 사진 액자를 받아 들고는 모두 그렇게 기뻐할 수가 없었다. 그 환한 모습이 38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 속 수고로움을 잊게 했다.
몇 해 전 튀르키예 해변으로 밀려온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알란 쿠르디의 주검 사진이 전 세계인의 마음을 울렸다. 그 사진은 난민 문제의 심각성을 전 세계에 알렸고, 각종 구호 활동을 촉발시켰다.
사진작가로서 내가 찍은 한 장의 사진도 난민 아이들에게 기쁨을 주었다고 자부한다. 돈으로 가늠할 수 없는 가치다. 여기서 더 나아가 난민촌의 실상을 보여주고 그 환경을 개선하는 데 기폭제가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통계학자로서 내가 연구한 임상통계 연구 결과가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도 보람된 일이다. 통계학은 다양한 형태의 빅데이터로부터 필요한 정보를 추려 가치를 찾는 학문이다. 사진은 예술이다. 그러나 사진작가가 본인이 의도한 정보를 이미지로 추려내 제공한다는 점에서 통계와 맞닿아 있다. 학문과 예술은 모두 자연의 본질과 인간의 본연을 찾아가는 과정이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인류의 복지를 이루기 위한 과정이다.
자신의 사진을 보며 그렇게 기뻐했던 아이들의 모습이 머릿속에 오래오래 잔상으로 남을 것 같다. 하루속히 시리아 내전이 종식돼 고향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의 감동적인 모습을 찍을 수 있길 고대하며, 나는 오늘도 통계학 연구에 전념하는 동시에 희망의 셔터를 누른다.
박태성 서울대 통계학과 교수·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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