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특검법’ 최종 무산…민주당 “명품백 의혹 더해 재추진”

유정인·조문희·신주영 기자 2024. 2. 29.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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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대장동 개발사업 ‘50억 클럽’ 뇌물 의혹을 수사할 특별검사를 도입하는 이른바 ‘쌍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재의 요구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쌍특검법은 이날 부결돼 폐기됐다. 박민규 선임기자 parkyu@kyunghyang.com
공천 논란에 이탈표 단속 실패
재표결서 가결 요건 못 채워
윤 대통령 권한 동원·여당 엄호
가족비리 의혹 특검 무산시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법 도입이 최종 무산됐다. 이해관계자인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데 이어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재표결에서 부결표를 던졌다. 대통령 배우자의 불법 의혹을 규명하라는 국민 뜻을 거스른 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비판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쌍특검법(김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검법안)이 29일 국회 재표결에서 최종 부결됐다. 국회는 이날 오후 열린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김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법안을 출석 의원 281명 중 찬성 171표, 반대 109표, 무효 1표로 부결했다.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검법안도 찬성 177표, 반대 104표로 부결됐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돌려보낸 법률안은 재적 의원 과반이 출석하고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이날 투표자(281명)를 기준으로 188명의 찬성이 필요했지만 각각 17표(김 여사 특검법), 11표(50억 클럽 특검법) 부족했다.

쌍특검법은 지난해 12월28일 민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김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은 특검을 임명해 김 여사와 그 가족들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의혹을 수사하는 법안이다. 50억 클럽 특검법은 화천대유 김만배씨가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법조인들에게 50억원씩을 건네며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규명하도록 한다.

윤 대통령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가족 비리 의혹을 규명하는 특검을 대통령 고유 권한을 동원해 무산시킨 대통령으로 기록되게 됐다. 이를 두고 윤 대통령이 입법부 견제를 위해 극히 예외적으로 사용돼야 할 거부권을 가족 비리 수사를 막는 데 활용하고, 여당이 이를 엄호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명품백, 양평고속도로 등 추가된 범죄 혐의와 관련된 부분을 (포함)해서 특검법을 재구성해 발의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이미 여러 기회에 특검법안의 부적절성에 대해 말씀을 드려서 전달이 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정인·조문희·신주영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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