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 트럭에 가자 주민 수천명 몰리자, 이스라엘 발포… “최소 104명 사망”

김나영 기자 2024. 2. 2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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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이 원조받은 밀가루 포대를 지고 이동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의 격퇴전이 벌어지고 있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29일 구호품을 기다리고 있던 주민들을 향한 이스라엘군 총격으로 최소 104명이 숨졌다고 로이터와 AF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지난 10월 전쟁 발발 뒤 공습이 아닌 지상군 발포로 대규모 민간인 인명 피해가 나온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최근 미국의 중재로 진행 중이었던 양측 휴전 협상에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이날 외신 보도에 따르면 가자지구 북부 도시 가자시티 서쪽의 한 교차로에서 구호품을 실은 트럭에 주민 수천명이 몰려들자 이스라엘군이 총격을 가했다. 한 목격자는 AFP 통신에 “구호품 트럭이 이스라엘군 탱크 가까이 접근했고, 이어 주민수천명이 트럭으로 몰려들었다”며 “사람들이 너무 가까이 다가서자 이스라엘군이 발포했다”고 했다.

하마스가 통제하고 있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최소 104명이 사망했으며, 750여 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보건부 관계자는 “너무 많은 부상자가 한꺼번에 이송되면서 의료 기관들이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도 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스라엘 점령군이 구호품을 기다리던 주민들을 상대로 저지른 추악한 학살을 규탄한다”고 비난했다.

이스라엘군은 발포 사실을 시인했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가자지구 주민들이) 구호품 트럭에 몰려들다 서로를 밀치면서 부상자가 수십명 발생했다”면서 당시 영상을 공개했다. 이스라엘군은 “현장에서 질서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순식간에 많은 군중이 몰려와 질서를 유지하라고 경고를 했지만 통제가 불가능해 불가피하게 발포했다”는 입장이다. 가자시티는 지난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직후 이스라엘이 집중 타깃으로 삼았던 곳이다. 이스라엘은 이후 중부 칸 유니스를 거쳐 남하했고, 가자 최남단 국경도시 라파 진입을 준비해왔다.

이번 공습의 희생자들이 대부분 전투원이 아닌 주민들로 최종 확인될 경우 이스라엘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미국·카타르·이집트 중재로 물밑에서 진행되던 휴전 협상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휴전) 협상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지만 합의에 근접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내용까지 보도될 정도로 휴전 협상은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40일 휴전에 돌입하면서, 이스라엘 측 교도소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과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이스라엘 인질을 10대1로 맞바꾼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방식으로 팔레스타인 수감자 400명과 이스라엘 인질 중 여성과 미성년자 및 고령자 40명을 교환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휴전 여부와 무관하게 하마스 격퇴전을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공습 소식이 알려진 뒤 하마스는 “휴전 협상 실패의 책임은 이스라엘이 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지난 10월 전쟁 발발 뒤 가자지구의 사망자는 3만명을 넘어섰다고 최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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