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만난 저커버그 "삼성과 파운드리 협업 기회"

TSMC 높은 의존 불안 내비쳐
尹 "한국기업과 긴밀 협력을"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29일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에 대한 의존도 문제를 거론하며 삼성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29일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윤 대통령이 10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저커버그 CEO와 30분간 대화를 하면서 열린 인공지능(AI) 디지털 생태계 조성을 위한 비전과 메타·한국 기업 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특히 AI 기술에 반도체가 필수인 만큼 이에 대한 협력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AI 경쟁이 본격화하고 특히 글로벌 빅테크 중심으로 AI 반도체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AI에 필수적인 메모리에서 한국 기업이 세계 1, 2위를 차지하는 등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과 긴밀히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저커버그 CEO는 "삼성은 파운드리 거대 기업으로서 글로벌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에, 이러한 부분들이 삼성과의 협력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저커버그 CEO는 현재와 같이 취약성이 높은 시기에 대만 TSMC에 많이 의존하는 것에 대한 불안함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미·중 패권전쟁으로 대만에 위치한 TSMC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큰 만큼 TSMC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확장현실(XR) 관련 논의도 이어졌다. 윤 대통령이 "XR 헤드셋 분야에서 메타가 하드웨어에 강점을 갖는 한국 기업과 협력한다면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메타가 상상하고 설계한 것을 한국 산업이 적극적으로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성 정책실장은 설명했다.

선거를 앞두고 가짜뉴스에 대한 대응도 의제가 됐다. 윤 대통령은 최근 늘어나고 있는 AI를 악용한 가짜뉴스와 허위 선동, 조작은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임을 지적했다. 특히 "올해는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선거가 있는 만큼 메타와 같은 빅테크 플랫폼 기업들이 가짜뉴스와 각종 기만 행위들을 신속하게 모니터링하고 조치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저커버그 CEO는 이에 대해 "메타의 경우 선거에 대한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예를 들면 워터마크나 레이블을 통해 해당 영상이 AI 등에 의해 생성된 것인지 등 정보를 제공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방안이 있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우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