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땅의 이방인·차별… 진흙탕 속 피어난 ‘힐링’
탈북자 로기완의 난민 신청 고군분투기
악연으로 만난 여인 마리와 연민·사랑
김희진 감독 “각본 쓸 때 송중기 염두”
송중기 “죄책감이란 감정 고민 많이 해
결국 내린 답은 뒤에서 버텨주는 사람”

‘로기완’은 로기완이라는 이름의 탈북자가 낯선 땅인 벨기에에서 난민 신청을 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다. 모종의 이유로 당국의 눈을 피해 다녀야 했던 로기완은 어머니(김성령)의 죽음을 계기로 벨기에로 밀입국한다. 벨기에에 도착한 로기완이 가진 것이라곤 어머니 시신을 팔아서 받은 달러. 그에게는 너무나 귀중한 돈이기에 비록 쓰레기통을 뒤져 먹을 것을 찾고 공중 화장실에서 잠을 청할지라도 사용할 수 없다. 그렇게 길바닥 생활을 하며 벨기에의 난민 신청 허가만을 기다리던 그에게 동네 젊은이들의 폭행이 이어지고, 로기완은 다친 몸을 이끌고 무인 세탁소로 도망친 뒤 정신을 잃는다. 그런 그에게 짙은 스모키 화장과 붉은색 상의, 찢어진 스타킹의 여인이 접근한다. 그리고 그의 품에서 ‘어머니 시신을 팔아 번’ 달러가 가득 든 지갑을 훔친다. 로기완과 마리의 첫 만남이다. 악연으로 시작됐지만 두 사람은 어느덧 서로를 위하고 서로에게 의지한다. 타국에 사는 이방인, 낯선 땅에서 겪는 차별, 어머니를 잃은 아픔 등 서로 공통점을 느끼면서 연민을 넘어 사랑에 빠진다.


어렵게 만나게 된 ‘로기완’에서 송중기는 처음으로 탈북자를 연기한다. 그는 “부족한 배우의 입장에서 도전해 보고 싶었던 역할이었다”며 “내가 (배우로서) 신선해지려는 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송중기는 영화에 대해 “삶이 끊어질 것 같은 상황에서 마지막 희망을 안고 벨기에라는 곳에서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고자 하는 로기완의 힘든 여정을 담은 영화”라고 설명했다.


영화는 소설이 원작이다. 소설에서는 방송 작가의 시선으로 로기완의 행적을 따라간다. 그러다 보니 영화보다 객관적이다. 반면 영화는 로기완이 느끼는 감정이 직접 전달된다. 더불어 원작에 없는 마리를 추가해 멜로의 비중을 높였다. 이에 대해 김 작가는 “멜로 영화로 각색해서 연출해 보는 게 어떻냐는 제안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서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탈북자, 이방인 로기완에 대해 더욱 집중했어야 한다는 지적과 사랑을 통해 ‘힐링’이 되는 영화였다는 감상이다. 평가는 시청자의 몫이다. 다만 참고로 송중기의 말을 전한다.
“로기완은 (벨기에에서) 많은 일을 겪지만 마리를 통해 힐링을 얻습니다. 제가 찍은 이 영화를 힐링 영화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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