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가본 푸바오의 새 보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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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말 판다 취재를 위해 중국 국무원 임업초원국에 취재 신청서를 넣었다.
푸바오는 이 가운데 중국 정부가 청두 외곽에 세운 중국판다보호연구센터 기지 4곳 중 한곳으로 갈 예정이다.
푸바오가 중국 정부 산하 기지로 가는 것은 한-중 판다 교류가 양국 정부 간 협약에 의해 이뤄졌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찾은 쓰촨성 야안시의 중국판다보호연구센터 야안 비펑샤 기지는 두장옌 기지와 함께 앞으로 푸바오의 안식처가 될 확률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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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최현준|베이징 특파원
지난해 8월 말 판다 취재를 위해 중국 국무원 임업초원국에 취재 신청서를 넣었다. 넉달 넘는 조율 끝에, 지난 1월 말 취재 일정이 확정됐다. 설 직전인 2월 초 쓰촨성의 판다 기지를 둘러보고 수석과학자와 사육사를 인터뷰하는 일정이었다. 마침 한국에서 ‘국민 귀염둥이’로 떠오른 푸바오의 중국 반환 일정이 4월 초로 확정된 직후여서 취재 일정이 늦어진 게 차라리 잘됐다 싶었다. 이번 기회에 다른 나라에서 반환된 판다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도 들여다볼 참이었다.
판다를 보러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베이징에서 3시간 비행기를 타고 쓰촨성 청두 솽류국제공항에 도착해, 다시 2시간 가까이 차를 타고 시 외곽으로 나가야 했다. 쓰촨성에는 청두를 중심으로 6개의 판다 기지가 흩어져 있는데 중국 정부가 4곳, 청두시가 2곳을 운영한다. 푸바오는 이 가운데 중국 정부가 청두 외곽에 세운 중국판다보호연구센터 기지 4곳 중 한곳으로 갈 예정이다. 청두 시내에 청두시가 운영하는 대규모 판다 기지(청두판다번식사육연구기지)가 있지만, 이곳은 푸바오가 돌아갈 곳이 아니다. 푸바오가 중국 정부 산하 기지로 가는 것은 한-중 판다 교류가 양국 정부 간 협약에 의해 이뤄졌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찾은 쓰촨성 야안시의 중국판다보호연구센터 야안 비펑샤 기지는 두장옌 기지와 함께 앞으로 푸바오의 안식처가 될 확률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모두 68마리의 판다가 있는 이 기지에는 해외에서 태어났거나, 해외로 보내졌다가 늙어서 다시 돌아온 판다들이 적지 않다.
특히 지난해 2월 일본에서 온 판다 샹샹의 인기가 높았다. ‘향기롭다’는 뜻의 이름을 가진 샹샹은 유난히 얼굴이 동그랗고 털이 하얬다. 이날 샹샹을 보러 온 일본 관람객이 있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20여 관람객 중 샹샹에게 일본어로 말을 거는 이는 없었다. 대신 중국 관람객 서너명이 이날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샹샹 우리 앞에만 머물며 커다란 카메라로 일거수일투족을 담고 있었다. 이들은 사진과 영상을 본인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판다의 소식을 전한다고 했다.
이튿날 뜻밖의 수확이 있었다. 중국판다보호연구센터 두장옌 기지에서 사육사 우카이(35)를 만난 것이다. 올해 경력 12년차인 우카이는 2020년 7월 아이바오의 출산을 돕기 위해 한국에 파견돼 넉달 동안 푸바오의 출산과 성장을 돌봤다. 푸바오의 산파이자 유모였던 셈이다. 커다랗고 맑은 눈망울을 가진 우카이는 푸바오가 일찍 눈을 떠 눈동자가 제대로 성숙할지 걱정했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판다 기지에서도 푸바오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푸바오와 ‘푸바오 할아버지’로 유명한 에버랜드 강철원 사육사의 영상이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인기를 끌면서 적지 않은 이들이 푸바오의 중국행을 기다리고 있다. 한 판다 기지의 소매점 주인은 한국인 기자의 등장에 “곧 푸바오가 온다던데, 한국인 관람객도 많이 오지 않겠느냐”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샹샹을 찍던 한 중국인도 “푸바오가 오면 샹샹처럼 와서 사진을 찍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 야생동물보호협회는 최근 미국, 스페인, 오스트리아와 판다 교류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한국에 현재 5마리의 판다가 있는데, 활발한 교류를 통해 더 많은 ‘푸바오’가 오가길 바란다.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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