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찰구 너머 "혹시 당근?"은 옛일…당근거래 ‘핫플’된 지하철역 왜? [뉴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중고거래 고수'를 자처하는 직장인 이수진(32)씨는 주 1∼2회꼴로 모바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을 통해 물건을 사고판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이씨는 집 주변 또는 회사 근처 지하철역에서 물건 판매·구매자와 만나 거래하곤 한다.
29일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하차 후 재승차 제도를 본격 시행한 이래 지하철역에서 중고거래를 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역사 인근 직거래 선호 높아져
“개찰구 빠져나가 마음 편히 거래
먹튀 방지·하자 확인까지 가능”
이전엔 중고거래 비상문 실랑이
역무원들도 “고충 한결 덜었다”
‘중고거래 고수’를 자처하는 직장인 이수진(32)씨는 주 1∼2회꼴로 모바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을 통해 물건을 사고판다. 최근 이씨가 가장 즐겨찾는 거래 장소는 지하철역이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이씨는 집 주변 또는 회사 근처 지하철역에서 물건 판매·구매자와 만나 거래하곤 한다.
이씨가 지하철역을 거래 장소로 삼은 계기는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하차 후 무료 재승차’ 제도가 결정적이었다. 제도 시행 이전엔 지하철역에서 거래하려면 거래 상대방이 돌아가는 교통비를 절약하도록 배려하고자 개찰구를 사이에 두고 상품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상품의 질을 제대로 확인하기가 어렵고 상대방이 돈만 받고 도망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늘 불안한 마음이었다.
제도 시행 이전엔 지하철 승객이 화장실 등을 이용하려 개찰구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려 해도 재승차에 해당돼 기본운임이 추가로 부과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제도 시행 후인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일 평균 3만9000여명이 하차 후 무료 재승차 제도의 혜택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공사 관계자는 “15분 내 무료 재승차가 가능해진 뒤 역사 전반의 중고거래가 활성화하는 모양새”라며 “지하철이 공공장소이고, 곳곳에 폐쇄회로(CC)TV가 있어 비교적 안전하다는 점 때문에 오프라인 거래 장소로 더욱 각광받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거래장소로의 이동이 편리하다는 점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역 ‘당근족’들도 같은 생각이다. 이씨는 “제도가 시행되기 전에는 개찰구 너머로 판매자에게 상품을 받을 때 시간을 끄는 게 신경 쓰여 하자 여부 등을 꼼꼼히 살피기가 어려웠는데, 이젠 께름칙한 느낌이 상당히 줄었다”고 말했다. 무료 재승차 시행 후 택배가 아닌 직거래를 다시 이용하고 있다는 대학원생 백민희(28)씨는 “중고사기 걱정 때문에 택배가 아닌 대면 거래를 선호하지만, 지난해 ‘묻지마 범죄’가 잇따른 뒤엔 낯선 사람과 만나는 게 안전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피하게 됐다”며 “지하철은 사람도 많고, CCTV도 많아서 대면 거래를 다시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역무원들도 근심을 한결 덜었다. 2호선의 한 역사에서 근무하는 공사 직원 장모씨는 “제도 시행 이전에는 ‘중고거래만 하고 올 테니 비상문을 열어달라’고 호출하는 승객이 심심찮았는데, 엄연히 무임승차에 해당해 설명하는 데 애를 먹었다”며 “괜한 실랑이를 벌일 일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하철역 중고거래가 활성화되자 공사는 당근 측에 함께 ‘안심거래존’을 만들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양측은 만나서 토론까지 했지만 결국 성사되진 않았다고 한다.
공사 관계자는 “공사 자체적으로 안심거래존을 만들까도 검토했지만, 철도 안전을 위한 CCTV가 개인 간 거래를 비추는 게 적절치 않고, 안심존에서 한 거래로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 때문에 현재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결혼 6일 만에 도망간 베트남 아내, 불법체류·유흥업소서 일하네요” 사적 제재 논란
- 장윤정 “둘째딸, ’엄마처럼 쭈쭈 커지기 싫다‘고 울어…성교육 필요”
- "내 딸 비명 소리"...여중생 끌고 가려던 50대 男, 아버지가 막았다
- 장영란 "신인시절 매니저·경호원에 맞았다...당일 하차 통보, 매일 눈물"
- 제자와 외도한 아내 ‘사망’…남편 “변명 한마디 없이 떠나”
- "北남녀 고교생, 목욕탕서 집단 성관계" 마약까지...북한 주민들 충격
- 미성년 남학생과 술 마시고 성관계한 여교사 되레 ‘무고’
- 술 취해 발가벗고 잠든 여친 동영상 촬영한 군인 [사건수첩]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