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희비' 패션업계, 주당 배당금도 엇갈렸다
LF·신세계인터·한섬 등 수익성 악화
주당 배당금 증감 엇갈려
패션업계가 경기 불황 속에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수익성 악화에도 배당금을 전년과 동일하게 유지하는가 하면, 자사주 소각으로 주가 방어에 나섰다. 불황 속 실적 희비 엇갈려
코스피에 상장한 국내 주요 패션기업 7곳(휠라홀딩스, 삼성물산 패션부문, F&F, LF,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오롱FnC) 중 5곳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로 의류 소비가 위축되면서 매출이 감소한 영향이 공통적이다. 여기에 신규 브랜드 론칭,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의 요인이 더해지면서 각사의 수익성은 악화됐다.
가장 매출 규모가 큰 휠라홀딩스의 경우 지난해 매출은 4조389억원으로 전년 대비 4% 줄었다. 영업이익은 3232억원으로 26% 감소했다. 재고 할인 판매와 충당금 증가 등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LF의 지난해 매출은 1조9007억원으로 전년보다 7% 줄었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66% 감소한 622억원을 기록했다. 리복 등 신규 수입 브랜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 데다 부동산 업황 부진에 따라 자회사인 코람코의 영업익 감소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한섬과 신세계인터내셔날도 마찬가지다. 한섬은 전년 대비 2% 감소한 1조517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6% 줄어든 907억원이었다. 마케팅 확대와 신규 브랜드 투자 등이 수익성에 영향을 줬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매출은 전년 대비 13% 줄어든 1조3526억원, 영업이익은 58% 감소한 48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수입 명품 브랜드들의 직진출에 따른 타격이 컸다는 분석이다.
코오롱FnC(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부문)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4% 증가한 1조2739억원을 나타냈지만 영업이익은 30% 줄어든 452억원을 기록했다.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비용이 증가한 영향이다.
반면 불황에도 미소 지은 곳은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F&F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매출 2조510억원으로 전년보다 2% 늘었고, 영업이익은 1940억원으로 8% 성장했다. 메종키츠네, 아미 등 신명품 브랜드가 인기를 끈 게 주효했다. F&F는 지난해 매출 2조원을 돌파하며 전년보다 11%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5733억원으로 9% 늘었다. 국내 실적은 저조했던 반면, 중국 매장 확대와 동남아시아 신규 진출 등으로 해외 매출이 증가한 것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주당 배당금 증감도 차이
이런 실적은 패션사들의 배당금에도 영향을 미쳤다. 휠라홀딩스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주당 배당금이 전년 대비 줄었다. 휠라홀딩스는 1580원에서 1090원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500원에서 4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휠라홀딩스는 "결산배당금은 750원으로 동일하지만, 특별배당 규모를 줄였다"며 "2022년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 후 2년 연속 특별배당을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연결 현금 배당성향은 2022년 15.09%에서 2023년 36.42%로 높아졌다. 시가배당률은 2022년 1.96%에서 지난해 2.18%로 확대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측은 "영업이익 감소에도 3개년 주주환원정책에 따라 배당성향을 지키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패션 외에도 건설, 상사, 레저 등의 부문을 운영하는 삼성물산은 2550원으로 전년(2300원)보다 늘었다. 여기에 삼성물산은 자사주 780만7563주를 오는 4월 소각하기로 했다. 2023년~2025년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주당 배당금을 1300원으로 전년과 동일하게 책정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역시 2023년~2025년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20~40%를 배당하기로 한 바 있다.
한섬은 750원으로 전년과 동일하게 유지했다. 한섬은 2023년부터 2026년까지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의 10% 이상 배당을 지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기주식 매입·소각도 진행했다. 지난 21일 한섬은 1주당 500원에 보통주 123만1500주를 소각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수의 대형 패션기업들이 3년 간의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한 상태"라며 "수익성 악화에도 배당성향을 크게 축소하지 않는 이유는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물론, 오너 일가가 대주주인 경우 이익을 보장하려는 차원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김지우 (zuzu@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