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한국 인구 소멸 조명… 과도한 업무환경·사교육 등 지적

차화진 기자 2024. 2. 2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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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가 28일(현지시각)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한국의 '인구 소멸' 문제를 조명했다.

BBC는 한국 여성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저출산이 여러 사회 문제가 맞물려 발생하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분석했다.

BBC는 한국 정부가 최근 20년간 379조8000억원을 투입했음에도 출생아 수는 계속 줄어들면서 인구 소멸 위기에 처했다고 설명했다.

BBC는 저출산 극복을 위해서는 한국이 보다 다양한 형태의 가정을 수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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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가 한국의 저출산 배경을 집중 조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늘봄학교 관련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앞둔 지난달 27일(한국시각)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영국 BBC가 28일(현지시각)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한국의 '인구 소멸' 문제를 조명했다. BBC는 한국 여성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저출산이 여러 사회 문제가 맞물려 발생하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분석했다.

BBC는 한국 정부가 최근 20년간 379조8000억원을 투입했음에도 출생아 수는 계속 줄어들면서 인구 소멸 위기에 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출산 혜택은 대상이 한정돼 실효성이 없다며 최근 제시된 외국인 보모 지원·다자녀 군 면제 등은 청년들의 애로사항을 해소하지 못했다고 BBC는 전했다.

먼저 BBC는 과도한 업무 환경을 지적했다. 하루 8시간 근무가 원칙이지만 대개 초과 근무에 시달려 개인 시간조차 없다. BBC는 이런 상황에서 출산·양육은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어쩔 수 없이 비출산을 택하는 청년도 많다.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주거비·생활비가 치솟아 경제 활동을 그만둘 수 없는 것이 그 이유다. 현재 서울 출산율은 현재 0.55명으로 전국 최저치다.

다음으로 BBC는 '사교육 공화국' 특성에 집중했다. 한국은 세상에서 양육비가 가장 비싼 나라다. 대부분 가정이 사교육에 매달 수십만원 이상을 지출한다. 그러나 비싼 사교육비를 감당할 수 있는 건 소수다. 지난 2022년 조사에 따르면 94%가 사교육비가 부담된다고 답했다. 그러나 교육 경쟁으로 사교육을 포기할 수 없는 모순적인 상황이다.

비용을 떠나 과열된 교육 시스템 자체가 저출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경쟁에 지친 청년들이 고통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출산을 포기하는 것이다. 한 30대 직장인은 "나는 그저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 평생 공부해야 했다"며 "한국은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고 출산을 포기한 이유를 밝혔다.

저출산의 핵심 요인은 시대착오적 여성상에 있다고 봤다. 한국은 지난 50년 간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으며, 여성의 고등교육과 사회활동 비율도 급증했다. 그러나 육아·살림을 전담하는 '아내와 어머니의 역할'은 그대로다. 이어 여성들이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사회적 단절로 고통받는 현실도 기재했다. 출산 시 퇴직을 요구하는 기업 문화 때문에 주 양육자(여성)가 대부분 직장을 떠난다. 2022년 기준 육아 휴직 비율은 남성 7%, 여성 70%다. OECD 국가 중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심하다.

BBC는 저출산 극복을 위해서는 한국이 보다 다양한 형태의 가정을 수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2020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혼외 출산율은 41.9%다. 반면 한국 혼외 출산율은 2022년 2%에 그쳤다. 심지어 한국은 결혼하지 않은 여성의 정자은행 이용을 금지하는 등 임신·출산을 제한한다. 매체는 심각한 인구난을 겪고 있음에도 '아이를 못 낳게 하는' 모순을 지적했다.

BBC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저출산 정책 재구조화 계획을 밝히는 등 한국 사회가 심각성을 인지했다고 전하고 추후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고 끝맺었다. 지난해 한국 4분기 합계출산율은 0.65명으로 인구 대책이 간절하다. 전년 대비 0.05명 감소했고 최초로 0.7명 선이 붕괴됐다. 향후 전망은 더 어둡다. 지난해 12월 통계청 '장래인구추계:2022~2072년'은 2025년 출생아 22만 명, 2072년 16만명을 예상했다. 최악의 상황에는 2072년 출생아가 9만명대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고 통계청은 내다봤다.

차화진 기자 hj.cha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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