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의대정원 늘려도 의사소득 줄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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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현재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놓고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이 치솟고 있다.
그렇다면 의대 정원 확대가 실시된 후 의료 서비스 시장에서도 법률 서비스 시장과 마찬가지로, 의사들이 고용되지 않았던 곳에서 잠재 수요가 발생해 일자리는 증대되고 제품 다양화로 시장 확장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의대 정원 확대로 의사 공급이 늘어나면 의대나 병원뿐만 아니라 산업계 전반에서도 의사 수요가 증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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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현재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놓고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이 치솟고 있다. 의료계의 집단행동은 여러 가지 표면적 이유를 배제하면 과잉 공급에 따른 경쟁과 수익 감소 우려 때문이다. 시장에서 공급자가 증가하면 가격 경쟁이 심해져 서비스 공급자의 수익이 감소하는가?
2005년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을 때도 지금의 의대 증원 논란과 마찬가지로 변호사와 변호사협회 측에서 여러 가지 주장이 제기됐다. 변호사의 공급이 증가하면 과당 경쟁으로 변호사의 생존권에 위협이 되거나 로스쿨 변호사 품질이 사법시험 변호사보다 낮아져 법률 서비스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로스쿨 제도 도입 이후 우리나라 변호사는 2011년까지 매년 평균 770명이 시장에 공급됐지만, 첫 변호사 시험인 2012년 이후 매년 평균 1623명이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2024년 현재 한국 변호사는 소득이 낮아졌는가? 그렇지 않다. 국세청이 발간한 '2023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우리나라 법률시장 규모는 2012년 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조1000억원으로 10년 동안 2배 이상 성장했다.
이를 전체 변호사 수로 나눠 변호사 1인당 평균 매출액을 계산하면 2억4623만원이고, 이를 10대 대형 로펌으로 한정하면 1인당 매출액은 평균 6억원대에 달한다. 만약 한국 법률 서비스 시장의 제품 공간이 고정돼 있어 로스쿨 제도 이후 정해진 종류의 법률 서비스를 더 많은 변호사가 처리하고 있다면 이 같은 시장 확대 효과는 나타나지 않아야 한다.
오히려 법률 서비스 공급자 증가로 과거 변호사 공급이 부족했던 사내 변호사, 공공 분야, 특수 전문 분야 등으로 법률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확대됐다고 해석하는 게 적절하다. 로펌들은 다시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연봉을 증대시키고 있어 로펌의 신입 변호사 초봉도 증가하는 추세다.
법률 서비스 시장과 의료 서비스 시장은 적어도 국내에서는 상당히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다. 경제학적으로 보면 수요 측면에서는 두 시장 모두 현대인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공공 서비스를 제공한다. 즉, 수요가 탄탄하다. 공급 측면에서는 정부 규제로 공급량이 정해져 있다는 점 때문에 시장 균형 공급량보다 적게 공급되고 있다.
그렇다면 의대 정원 확대가 실시된 후 의료 서비스 시장에서도 법률 서비스 시장과 마찬가지로, 의사들이 고용되지 않았던 곳에서 잠재 수요가 발생해 일자리는 증대되고 제품 다양화로 시장 확장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의대 정원 확대로 의사 공급이 늘어나면 의대나 병원뿐만 아니라 산업계 전반에서도 의사 수요가 증대될 수 있다. 대표적인 분야로 유전자 공학, 디지털 헬스케어, 바이오 소재 개발 등이 있다. 이러한 산업계에서 뛰어난 인재인 의사들 수요가 새로 생길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로스쿨 제도로 그 수가 증가한 변호사는 법률 서비스가 닿지 못했던 많은 분야에 진출함으로써 시장을 외형적으로 성장시켰고 그 안에서 본인의 시장 가치도 높였다. 더 질 좋은 전문가의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대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현재까지 시장 이론과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의 시장 변화를 예측해야 한다.
[이홍 美인디애나대 켈리스쿨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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