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부, '3월의 독립운동가'에 호주 선교사 3명 선정

국가보훈부가 3월의 독립운동가에 호주 선교사 3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3월의 독립운동가에 선정된 (왼쪽부터) 마가렛 샌더먼 데이비스, 이사벨라 멘지스, 데이지 호킹. / 삽화=뉴스1(국가보훈부 제공)

국가보훈부가 3·1 운동을 도운 호주 선교사 3명을 3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

29일 국가보훈부는 홈페이지에 마가렛 샌더먼 데이비스, 이사벨라 멘지스, 데이지 호킹을 3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세 명은 일제강점기 부산진 일신여학교의 3·1운동을 도왔다.

지난 1919년 3월11일 일신여학교 교사와 학생들은 태극기를 들고 '독립 만세'를 외치며 만세 시위를 전개했다.

호주 빅토리아주 출신의 마가렛 샌더먼 데이비스는 지난 1910년 호주 선교사로 부산에 파견돼 지난 1914년부터 교장을 맡았다. 그는 학생들의 만세 시위에 참여해 학생 인솔·보호에 앞장서다가 일제에 체포된 후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지난 1940년대에는 일제가 기독교 학교에도 신사참배를 강요하자 '신사참배를 강요받는 학교를 경영하지 않겠다'는 호주 장로회의 방침에 동의했다. 그는 일신여학교 폐교 이후 호주로 귀환했다.

이사벨라 멘지스는 이보다 앞선 지난 1891년 호주 선교사로 부산에 파견돼 부산·경남 지역 최초의 근대 여성 교육기관인 일신여학교를 설립해 초대 교장이 됐다. 학생들이 만세 시위를 위해 태극기를 제작할 당시 기숙사 사감을 맡으면서 태극기 제작에 필요한 깃대를 제공했다. 이후 동료 교사들의 석방을 위해 노력했으며 증거인멸을 위해 태극기를 소각한 일로 일제에 체포돼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데이지 호킹은 지난 1916년부터 호주 선교사로 부산에 파견돼 어린이를 위한 성경학교와 주일학교를 운영하다 지난 1918년부터 일신여학교에서 근무했다. 학생들에게 만세 시위를 권유하면서 함께 행진했고 이 때문에 일제에 체포돼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일신여학교의 교사와 학생들이 주도한 만세 시위는 부산·경남 지역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됐다. 시위의 계획과 지휘를 비롯한 전반을 여교사와 여학생들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여성 독립운동 분야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겼다.

정부는 이들의 공훈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22년 건국훈장 애족장과 건국포장을 각각 추서했다.

김서현 기자 rina2362@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