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해외서 카드 쓴 금액 25조원 역대 최대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고 온라인 해외 직구(직접 구입)가 늘면서 지난해 국내 거주자들이 해외에서 쓴 카드 실적이 5년 만에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고물가·고금리에 내수는 얼어붙었지만, 소비자들이 해외에서는 오히려 지갑을 연 것이다.
29일 한국은행의 ‘2023년 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거주자의 카드(신용·체크) 해외 사용금액은 192억2200만달러(약 25조6300억원)로 1년 전보다 32%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97년 이후 역대 최대치다. 2018년 192억2000만달러였던 기존 역대 최대 기록을 5년 만에 갈아치웠다.
카드 해외 사용은 코로나 사태로 2020년(103억1000만달러)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후 2021년(122억2700만달러), 2022년(145억4300만달러) 차츰 늘어 지난해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한은은 해외여행과 해외 직구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내국인 출국자는 2272만명으로 전년보다 247% 증가했고, 온라인 쇼핑 해외 직구 구매액은 지난해 51억7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보다 25%가량 늘었다. 석병훈 이화여대 교수는 “엔저(低) 등을 고려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현명한 소비를 한 것일 수 있다”면서도 “국내 관광의 서비스와 품질을 높이고, 지자체의 특성을 고려한 지역 밀착형 관광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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