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대신 룰루레몬 사는 알파세대… “성인 브랜드가 더 익숙해”

2024. 2. 2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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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세대가 단순히 어린 소비자 역할을 넘어 성인 브랜드 시장에서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 세대의 10대처럼 게임 카드나 장난감을 구매하는 대신 성인과 같은 브랜드를 이용하며 구매력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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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세대가 단순히 어린 소비자 역할을 넘어 성인 브랜드 시장에서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 세대의 10대처럼 게임 카드나 장난감을 구매하는 대신 성인과 같은 브랜드를 이용하며 구매력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BBC는 27일(현지 시각) 알파세대가 얼마든지 지출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성인처럼 대우받기를 원한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들은 이미 거대한 브랜드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성인과 같은 소비 습관이 곧 산업의 모든 것을 변화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파세대는 2010년~2025년에 태어난 아이들로, 이들 중 가장 먼저 태어난 2010년생 구성원이 애플의 아이패드가 출시된 시기와 겹쳐 ‘아이패드 키즈’라고도 불린다.

알파세대라는 용어를 만든 미국 사회학자 마크 매크린(McCrindle)은 전 세계에 매주 약 250만 명의 알파세대가 태어나고 있으며, 알파세대는 20억 명이 넘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구 집단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MZ(밀레니얼+Z세대)세대의 소비력을 합친 것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또한 그는 최근 보고서에서 “가장 나이 많은 알파세대(2010년생)가 성인이 되고 가장 어린 알파세대(2025년생)가 5세가 되는 2029년까지 그들의 경제적 소비 규모는 5조 4600억 달러 이상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하며 "이는 오늘날 기업들이 미래 소비자인 알파세대를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조언했다.

삶의 모든 순간을 촬영해 SNS에 올리는 '공유' 세대(밀레니얼·X세대)의 자녀로 태어난 이들은 출생 후부터 꾸준히 전 생애가 디지털 방식으로 기록되고 있다. 심지어 그중 일부는 태어나기 전부터 인스타그램 계정을 가지고 있는 등 디지털 세상에서 태어나 살아가고 있다.

실제로 미국 알파 세대의 43%가 6세 이전에 태블릿을 가지고 있었으며, 58%가 10세 전 첫 iPhone을 가지게 됐다는 통계 자료가 있다.

디지털 세상에 더 익숙한 이들은 어린이보다는 성숙하고 청소년보다는 미숙해 ‘트윈에이저(tweenager)’, 혹은 ‘트윈(tween)’이라는 용어로 불리기도 한다. 뉴욕타임스 기사에서 처음 사용된 이 단어는 장난감 대신 성인 패션 브랜드를 이용하는 10대의 소비 습관이 헤드라인을 자주 장식하면서 이들을 대표하는 용어가 됐다.

이는 미국만이 아닌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다른 나라에서도 트윈에이저와 같은 의미를 지닌 단어를 찾아볼 수 있다. 핀란드의 ‘teini’와 아랍어 ‘sin el morahqa’가 대표적인 예다. 트윈의 소비 성향이 국제적으로 동일하게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은 이미 성인 브랜드와 소비문화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뉴욕 홍보회사 레이저피쉬(Razorfish)에 따르면 알파세대의 인기 브랜드 목록이 아마존(Amazon), 애플(Apple), 타겟(Target) 등으로 대표적인 성인 인기 기업과도 동일하다.

영국도 마찬가지다. 마케팅 회사 퍼포먼스 마케팅 월드(Performance Marketing World)가 선정한 어린이용 인기 브랜드 목록에 스포츠 다이렉트(Sports Direct), 테스코(Tesco)와 같은 대표적인 성인 유통 기업들이 이름을 올렸다.

반면 의류 브랜드 프란체스카스(Francesca’s)와 갭(Gap)이 10대만을 위한 하위 브랜드(각각 Fanki·Project Gap)를 만들었지만, 알파세대의 인기 브랜드 순위에 들지 못했다.

레이저피쉬 CEO 조쉬 캄포(Josh Campo)는 "알파 세대의 브랜드 인식 수준이 매우 성숙해 있다”며 "이들이 전형적인 아동 브랜드에 친밀감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에 브랜드 잠재고객을 알파세대와 밀레니얼·Z세대로 구분할 필요가 없어졌다.

레이저피쉬 자료에 따르면 알파세대와 그 윗세대가 선호하는 브랜드가 거의 동일하기 때문이다. 특히 알파세대와 Z세대가 선호하는 상위 10개 브랜드는 2개를 제외하고 8개 항목이 모두 동일했다. 얼마 전 큰 화제를 모았던 스탠리 텀블러는 밀레니얼 세대부터 알파세대에 이르기까지 3세대가 함께 공유 및 구매한 대표적인 제품이다.

청소년 소비 분석 뉴스레터인 애프터스쿨 (After School)의 저자 케이시 루이스(Casey Lewis) 역시 “요즘 트렌드가 연령별로 구분되지 않는다”며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습관이 자녀에게 그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헐렁한 청바지와 나팔 레깅스를 즐겨 입는 등 밀레니얼과 비슷한 잘파 세대를 예시로 들면서, 기업은 10대만을 위한 제품 라인을 만드는 대신 현재 제품의 범위를 확대하라고 조언했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 10년간 온라인에서 구축되어 왔다.
먼저 밀레니얼 세대가 인스타그램에서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라는 큰 틀을 만들었고, 그다음 Z세대와 알파세대는 틱톡에서 ‘겟레디윗미(외출 준비 과정 영상)’ 챌린지 등을 통해 세세한 상품 목록을 채워 나갔다.

이후 SNS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특정 브랜드 및 제품은 이들 다세대 사이에서 공통적인 유행이 됐다. 40년에 걸쳐 3세대가 동일한 디지털 공간을 공유하며 알파세대가 성인 브랜드 시장에 발을 들이게 된 것이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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