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스쿨존' 징역 5년 확정…유족 "이게 정의냐"

1심 7년→2심 5년→대법 "상고기각"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이른바 '강남 스쿨존 초등학생 사망 사건' 음주운전 가해자가 징역 5년형을 확정받았다. 피해학생 유족들은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반발했다.

대법원 청사 전경 [사진=최기철 기자]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29일 어린이보호구역 음주운전으로 초등학생을 치어 사망하게 한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검찰과 A씨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22년 12월 2일 오후 4시 57분쯤, 술에 취한 채 차를 몰고 서울 강남구 언북초등학교 후문 앞 교차로를 좌회전 하다가 하교하던 9세 초등학생 B군을 치어 사망케 한 혐의(특가법상 어린이보호구역치사·위험운전치사,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로 구속기소됐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128% 상태였던 A씨는 B군이 넘어지자 역과한 뒤 그대로 도주한 혐의(특가법상 도주치사)도 받았다.

1심은 어린이보호구역치사와 위험운전치사·음주운전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도주치사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A씨에게 도주의 범의가 있었다고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검찰 구형량은 징역 20년이었다.

검찰과 A씨 쌍방이 항소했으나 2심은 2년을 감형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1심은 유죄부분을 모두 '실체적 경합'으로 인정했으나 2심은 '상상적 경합'으로 판단했다. 현행법상 실체적 경합은 각각의 행위로 복수의 범죄를 저지른 경우지만, 상상적 경합은 하나의 행위로 여러 죄를 저지른 것으로 본다. A씨가 법원에 공탁한 5억원도 제한적이나마 양형에 고려됐다. 도주치사는 2심에서도 무죄로 인정됐다.

역시 쌍방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경험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도주치사·위험운전치사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유족들은 판결 선고 뒤 "대낮에 음주운전으로 하나밖에 없는 (우리)아들을 학교 후문 바로 앞에서 하늘나라로 보낸 자가 고작 5년 형량을 받는 게 진정 정의냐"고 반발했다. 이어 "재판과정을 통해 피해가 구제되지 않고 오히려 더 큰 상처와 고통을 겪고 있다"면서 "법원은 시대의 요구를 반영하는 판결을 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