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거래 규제 폐지에도 홍콩 부동산 시장 회복 어려운 이유

홍콩이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10년 동안 유지해 온 부동산 거래 규제를 전면 폐지한 가운데, 홍콩 부동산 시장이 쉽게 회복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8일(현지 시각) 블룸버그는 “홍콩 정부가 부동산 거래 규제를 폐지하고 주택담보대출 요건도 완화했지만, 여전히 주택 구매자들은 높은 이자율과 경제 침체로 경계심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전날 홍콩 정부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10년 동안 유지해 온 부동산 거래 규제를 전면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폴 찬 홍콩 재무장관은 홍콩 입법회에서 한 예산 연설을 통해 “홍콩의 경제 부진과 재정 예비비 축소에 대한 해결책의 일환으로 부동산 거래의 모든 제한을 철폐할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홍콩에 거주하지 않는 사람이 부동산을 구매할 때 냈던 인지세(15%)와 2주택자에게 부과해 온 인지세(7.5%)가 폐지된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요건도 3000만홍콩달러(약 51억원) 이하의 경우 60%에서 70%로 인상되고, 3500만홍콩달러(약 60억원) 이상 주택은 50%에서 60%로 높아진다. 소유자가 직접 거주하지 않는 부동산 LTV도 50%에서 60%로 오른다.

블룸버그는 홍콩 정부의 이번 조치로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홍콩 증시에 상장된 부동산 개발 업체 주가는 급등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금리가 계속 상승하는 한 부동산 하락세를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투자 은행 제프리스(Jefferies)의 샘 웡 분석가는 “홍콩 정부의 조치는 시장의 예상보다 나았다”면서 “그러나 여전히 금리가 높아 구매자들에게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경제학자 에릭 주도 “과거의 긴축 조치가 주택 가격 상승을 제한하지 못했던 것처럼, 완화 조치도 가격 하락을 빠르게 억제하진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콩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임대 수익률에 비해 높아 부동산 투자는 돈을 잃는 구조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홍콩 정부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 주택 수익률은 2~2.5% 사이였는데, 평균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9%였다.

홍콩의 주택 가격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몇 년간 홍콩 호화 부동산 거래는 중국 거액 자산가들이 했었는데, 중국의 경기 침체로 자산가들이 현금난을 겪게 되자 홍콩 호화 주택들을 매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홍콩 주택 가격은 2016년 이후 7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으며 지난해 부동산 거래 규모는 33년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미분양 주택 재고도 16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