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내년 상장 전망…올해는 '수익성' 보여줄까

이경남 2024. 2. 2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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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상장주관사 선정…내년 주식시장 데뷔할 듯
토스뱅크·증권 흑자전환, 역부족…토스 '관건'
상장사 밸류업에 투명 지배구조 강조…숙제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토스(비바리퍼블리카)가 올 한해 내실 다지기에 전념할 것으로 관측된다.

사업을 시작한지 1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사업영역을 크게 확대했지만 일부 계열사를 중심으로 여전히 적자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투자심리를 회복시키기 위해 수익성을 증명하는데 몰두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와 동시에 지배구조를 개편할지도 관심이다. 정부가 상장사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하고 있어서다. 

상장준비 시작 토스…내년 데뷔 전망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토스는 최근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을 상장 대표 주관사로, 삼성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했다. 

시장에서는 토스가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채비에 나서자 벌써부터 기업가치가 10조원을 넘어서는 대형 상장사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거래비상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장외시장에서 토스의 주식은 주당 5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추산되는 기업가치는 9조1616억원이다. 상장하게 된다면 최대 20조원까지 기업가치가 불어날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시장에서의 기대감이 커진만큼 토스 측이 고삐를 죄면 연내 상장까지도 가능하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설명이다. 앞으로 상장까지는 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 증권신고서 제출, 기관 수요예측, 공모청약 등의 일정이 남아있다.

다만 토스 측은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상장을 소화하는 일정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비슷한 시기에 상장 시동을 건 케이뱅크가 연내 상장을 목표로 내건 것과는 대비된다. 굳이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토스 관계자는 "이제 막 상장을 위한 준비를 시작한 것이고 아직 소화해야 하는 일정이 많다"라며 "어느 시점을 목표로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구체화하기는 이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심리 올리려면…수익성·지배구조 개편 보여야 

통상 상장 일정 중 수요예측이 기업의 가치를 가장 명확하게 평가받는 시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토스는 1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더욱 고평가 받기 위한 시간을 벌었다는 평가다.

토스는 지난 2013년 출범한 이후 간편송금으로 시작한 사업영역을 △은행 △증권 △보험 △PG 등 다각도로 확장해 16개 계열사를 지닌 '공룡'으로 성장했다. 아울러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많이 쓰는 모바일 금융서비스의 자리까지 꿰찼다. 매번 투자를 유치할때마다 흥행을 한 것은 이러한 저력이 뒷받침됐다. 

이런 토스지만 그간 꾸준히 토스의 수익성에는 의문부호가 따라왔다. 좀처럼 '흑자'를 내고 있지 못해서다. 실제 토스는 △2018년 445억원 손실 △2019년 1244억원 손실 △2020년 894억원 손실 △2021년 2160억원 손실 △2022년 3709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 공시된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손실 규모도 1825억원으로 집계됐다. 

핵심 계열사로 떠오른 토스뱅크(분기 흑자전환)와 토스증권(연간 흑자전환)이 지난해부터 흑자 대열에 올라서긴 했지만 두 회사만으로는 부족하다. 게다가 토스뱅크는 다른 계열사와 달리 토스의 완전 자회사도 아니어서 실적이 고스란히 토스의 실적으로 반영되지도 않는다. 

결국 토스가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송금 △중개 △광고 △결제 △인증 △PG △결제 단말기 판매 등의 다른 계열사들이 맡고 있는 분야의 성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핀테크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토스와 모태가 비슷한 다른 핀테크 기업들도 수익성 자체는 좋지 못한 상황"이라며 "다만 핀테크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수익성 회복을 위한 사업 재편에 나서고 있고 손실폭도 개선되는 추세인데 토스도 이러한 흐름을 같이 할 것으로 본다"라고 짚었다. 

실제 토스의 수익성은 점차 개선되는 흐름이다. 토스 계열사 중 토스뱅크를 제외한 계열사들의 매출을 보면 △2019년 1187억원 △2020년 3897억원 △2021년 7807억원 △2022년 1조188억원 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는 1조49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장사'는 여전히 잘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토스가 상장을 앞두고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것 외에도 지배구조를 정비할 지도 관심이다. 최근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상장회사의 투명한 지배구조를 주문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토스의 이사회 구성을 보면 창립자인 이승건 대표이사, 이형석 토스 테크놀로지 헤드와 지금은 국가안보실 사이버안보비서관으로 이동한 신용석 개인정보보호최고책임자 등 사내 임원 3인과 에릭존김, 송견찬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에릭존김, 송경찬 이사는 모두 토스에 투자한 벤처캐피탈 등에서 경영에 참여하기 위해 추천한 인사다.

사외이사가 2명뿐으로 이사회 내 사외이사를 통해 경영진의 독단적인 경영을 막고 견제하라는 정부의 지배구조 방침에는 모자르다는 평가다. 

토스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토스는 여전히 이승건 대표의 영향력이 매우 강한 회사인데 그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지배구조 개편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토스가 상장을 통해 한걸음 나아가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지배구조로 개편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경남 (lk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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