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꺾겠다” 한살배기 폭행해 숨져....친모·공범에 징역 30년 구형

“새벽에 깬다 이유 구둣주걱으로 마구 때려”

법원 로고. /조선DB

‘기를 꺾어주겠다’며 한 살배기 아이를 지속적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친모와 공범 2명에게 중형이 구형됐다.

대전지검은 29일 대전지법 형사11부(재판장 최석진) 심리로 열린 A(여·29)씨와 B(30)씨, C(여·27)씨에 대한 아동학대치사 혐의 사건 결심 공판에서 이들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또 이들에게 각각 아동청소년 등 관련기관 취업제한 10년 명령도 청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10월 초순까지 약 1달 가량 A씨가 낳은 한 살배기인 D군이 잠투정을 부리고 밥을 잘 먹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때리고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친모 A씨는 1살 된 아들이 새벽에 깬다는 이유로 B씨 등과 함께 구둣주걱으로 무차별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피해 아동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A씨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한다”면서 “다만 어린 나이에 원하지 않는 임신과 출산을 해 어려움을 겪었고, 주변에 도와줄 사람이 없어 양육 스트레스를 받은 점 등을 참작해달라”고 밝혔다.

B씨 변호인도 “밤에 잠을 못 자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다 보니 자제하지 못하고 범행에 이르게 됐다”며 “살해할 동기는 없었고, 당초 A씨를 도와주려고 같이 살게 된 점 등을 고려해 선처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혼모 A씨는 지난해 8월 말부터 동거남의 가정폭력을 피해 B씨 집에서 돌이 갓 지난 D군과 함께 생활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와 C씨는 A씨가 D군을 훈육하는 모습을 보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 기를 꺾어줘야 한다”며 함께 때리기로 공모하고 수시로 학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해 9월 25일 B씨 등과 함께 여행한 후 돌아오던 차 안에서 D군이 낮잠을 잔다는 이유로 얼굴 부위를 잡아당기다가 부딪쳐 눈에 멍이 들게 하고, 밥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이의 팔을 때렸다. B씨도 자신의 차 안에서 D군의 머리와 발바닥을 수 차례 때리는 등 이들은 한 달 동안 함께 D군을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밤에 잠을 자지 않고 보채거나, 낮잠을 오래 잔다는 이유로도 때렸다. 철제 집게와 세척 솔, 휴대전화 충전기 등을 이용해 아이를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함께 놀러 간 호텔에 있던 나무 구둣주걱을 집에 가져온 뒤 이를 이용해 D군을 폭행하면서 다른 이들의 눈에 띄지 않게 하려고 허벅지를 집중적으로 때리기로 모의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4일 D군이 새벽에 깨서 보챈다는 이유로 A씨가 아이 얼굴을 수 차례 때렸고, 이를 본 B씨도 폭행에 가담, 기저귀가 터지고 구둣주걱이 부러질 정도로 D군을 폭행했다고 한다. 이어 이날 오후 2시쯤 D군이 숨을 고르게 쉬지 못하고 동공이 확장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였음에도 이들은 1시간 넘게 방치하다가 뒤늦게 병원으로 데려갔지만 D군은 결국 숨졌다. 병원 의료진이 아이의 전신에서 타박상과 멍을 발견하고 아동 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아이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사인은 외상에 의한 저혈량성 쇼크사로 확인됐다. 이들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 달 21일 오후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