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차례는 ‘무인 달 자동차’…NASA “80% 제작 완성”
바퀴 굴리며 달 남극서 얼음 상태 물 탐사
올해 말 발사…100일간 월면서 운행 예정
달 표면에 올해 말 투입될 골프장 카트 크기의 ‘무인 자동차’ 제작에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달과 이달에 잇따라 무인 달 착륙선이 월면에 도착한 데 이어 달에서 바퀴를 굴려 움직이는 무인 자동차의 제작 공정이 80%까지 진척된 것이다. 무인 자동차의 임무는 물 탐사다. 달에 사람을 착륙시키고, 상주기지를 짓기 위한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8일(현지시간) 공식 발표자료를 통해 “(무인 달 자동차인) ‘바이퍼’에 장착할 주요 탐사장비 설치가 끝났다”며 “바이퍼 전체로 봤을 때에는 제작 공정률이 80% 이상으로 올라갔다”고 밝혔다. 바이퍼 발사는 올해 말로 예정돼 있다.
NASA는 “다른 부대 장비 조립도 이어나갈 것”이라며 “각종 케이블까지 연결한 뒤 소프트웨어를 함께 작동시키는 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들어 달은 각종 탐사선으로 유례없이 붐비고 있다. 지난달 20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쏜 ‘슬림’이, 이달 22일에는 미국 민간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가 발사한 ‘오디세우스’가 달에 내렸다. 하지만 이 탐사선들은 월면에 내리면 탑처럼 한 장소에 고정되도록 만들어져 자체 이동이 불가능했다.
반면 바이퍼에는 바퀴 4개가 달렸다. 어디든 돌아다닐 수 있다. 높이는 2.5m, 길이와 폭은 1.5m로 내부에는 탐사 장비가 실렸다. 전반적인 덩치는 골프장 카트와 비슷하다. 바이퍼는 지구 관제소에서 원격 통제 신호를 받아 움직인다. 시속 0.72㎞로 이동할 수 있으며, 달 착륙 뒤 100일간 운영된다.
중국 등도 과거에 무인 자동차를 달에 보낸 적이 있다. 하지만 ‘아르테미스 계획’을 주도하며 최근 수년새 인류의 달 진출 움직임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미국이 월면에 무인 자동차를 보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퍼의 가장 큰 임무는 달에서 얼음 상태의 물을 찾는 것이다. 물은 미래 달 유인기지에서 일하게 될 인간 생존에 필수적이다. 바이퍼에 길이 1m짜리 드릴이 실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 드릴로 월면을 뚫어 지하에 묻힌 얼음까지 샅샅이 찾으려는 것이다.
바이퍼가 주로 움직일 장소도 얼음이 많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달 남극이다. 달 남극에는 밀가루 반죽을 주먹으로 내리친 것처럼 움푹 파인 운석 충돌구가 유독 많다.
이런 충돌구 안쪽에는 1년 내내 태양광이 비치지 않아 칠흑같이 어두운 ‘영구음영지대’가 있는데, 여기에 물이 얼음 상태로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NASA는 보고 있다. 바이퍼는 영구음영지대에 진입하는 임무를 감안해 우주 탐사 차량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동체에 전조등도 장착했다.
바이퍼까지 발사하고 나면 남은 순서는 인간의 달 재착륙이다. 인류는 1972년 아폴로 17호 발사 이후 한번도 달에 사람을 보낸 적이 없다. NASA는 2026년 사람 2명을 아르테미스 3호에 태워 월면에 발을 딛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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