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으로만 전해진 조선 후기 '남병철 혼천의'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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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헌으로만 전해졌던 조선 후기 천문학자인 '남병철' 혼천의가 170여 년만에 되살아났다.
한국천문연구원은 김상혁 책임연구원과 민병희 책임연구원이 남경욱 국립과천과학관 연구관과 함께 조선 후기 천문 유산인 남병철의 혼천의를 복원한 모델을 제작했다고 2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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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헌으로만 전해졌던 조선 후기 천문학자인 '남병철' 혼천의가 170여 년만에 되살아났다. 혼천의란 지구, 태양, 달 등 여러 천체의 움직임을 재현하고 그 위치를 측정하는 기기로 현대천문학으로 넘어오기 이전까지 표준이 된 천체관측기구다.
한국천문연구원은 김상혁 책임연구원과 민병희 책임연구원이 남경욱 국립과천과학관 연구관과 함께 조선 후기 천문 유산인 남병철의 혼천의를 복원한 모델을 제작했다고 29일 밝혔다.
남병철은 19세기 중반에 활약했던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문인이다. 당시 오늘날 한국천문연구원에 해당하는 천문학 관서인 '관상감' 고위직으로 재임하며 천문학에 관심을 뒀다. 1850년대 후반 각종 천문의기 제작법과 사용법을 정리해 책 '의기집설'을 썼다. 책에서 동아시아에서 그동안 제작됐던 혼천의의 역사를 정리하고, 새로운 혼천의에 대한 제작법과 사용법을 자세히 설명했다.
연구팀이 복원한 혼천의가 바로 이 의기집설에서 남병철이 설명한 혼천의다. 문헌으로만 전해질 뿐 실물은 남아있지 않았다. 김상혁 책임연구원은 20년 전 남병철의 혼천의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2022년부터 연구팀을 꾸려 의기집설 내용을 번역해 기초 설계를 진행하며 본격적으로 복원을 시작했다.
남병철의 혼천의는 조선시대에서 쓰이던 기존 혼천의를 보완하고 관측에 편리하도록 개량한 천문기기다. 남병철 혼천의는 장소를 옮겨가며 천체를 관측할 수 있도록 관측의 기준이 되는 북극 고도를 조정하는 기능을 갖췄다. 기존 혼천의는 북극 고도를 관측지에 맞게 한번 설치하면 더 이상 변경할 수 없었다.
또 남병철 혼천의는 특별한 고리가 설치되어 있어 상황에 맞는 천체 관측이 가능하다. 고리를 조절하면 지구의 회전축을 중심으로 천체의 위치를 표현해 적경과 적위를 측정할 수 있다. 고도와 방위 측정이 가능하며, 태양의 운동을 기준 삼아 사용되는 황도좌표계의 황경과 황위를 측정할 수 있다.
김상혁 책임연구원은 "남병철의 혼천의를 복원함으로써 당시의 천문관측 수준을 이해할 수 있고 천문 기록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었다"면서 "우리 선조의 우수한 과학문화재를 되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밝혔다. 복원된 남병철의 혼천의는 올해 하반기에 국립과천과학권에서 특별 전시될 예정이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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