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제점 野 공천, 與는 괜찮나[뉴스와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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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공천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2016년이 떠오른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맞섰던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친분이 있는 의원들에 대해 노골적인 공천 배제가 잇따랐고, 이에 순응하지 않던 김무성 전 대표 참모진의 공천 여부도 막판까지 확정 짓지 않으며 압박했다.
친윤(친윤석열) 인사들이 무난하게 단수 공천받거나 경선 대열에 합류하고 있고, 현역 의원들의 '불패'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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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공천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2016년이 떠오른다. 당시 친박(친박근혜) 핵심 인사들은 대놓고 “어중이떠중이 모인 180석보다 똘똘 뭉친 150석이 더 낫다”고 떠들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맞섰던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친분이 있는 의원들에 대해 노골적인 공천 배제가 잇따랐고, 이에 순응하지 않던 김무성 전 대표 참모진의 공천 여부도 막판까지 확정 짓지 않으며 압박했다. 당 지도부도 절반으로 쪼개졌다. 지지율이 떨어지고 여권 내 자중지란이 벌어진 상황에서도 친박 인사들의 상황 인식은 변하지 않았고, 극단적으로 치달았다. 한 관계자는 “과반이 안 돼도 좋다. 쳐낼 사람은 다 내보내야 한다”고까지 했다. 총선 승리가 당연해 보이니 공천을 통해 당내 비토 세력까지 정리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총선 구도 자체가 망가졌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구상도 비슷했을 테다.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에 기댄 ‘정권심판론’으로 과반은 따놓은 당상이라 보고, 이참에 차기 당권, 대권 경쟁자가 될 싹을 모조리 쳐낼 심산이었을 테다. 당내 비주류였던 친명(친이재명)계 역시 총선을 거치며 확고한 주류로 자리매김하려 했을 것이다. 그렇게 총선 승리와 당 장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민주당의 전략이 성공할지는 40여 일 뒤 판가름나겠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 눈에 보이는 수치인 지지율은 하락하고 있고 민주당 인사들의 입에서 나오는 선거 목표 의석도 차츰 하향 조정되고 있다.
그렇다면 국민의힘의 공천은 멀쩡한가. 친윤(친윤석열) 인사들이 무난하게 단수 공천받거나 경선 대열에 합류하고 있고, 현역 의원들의 ‘불패’도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실과 내각 고위직들의 공천도 승승장구다. 그나마 젊은 행정관 출신들의 도전이 실패로 돌아가며 대통령실 참모들의 공천 비율을 낮추는 착시 효과를 만들어낸다. 강남에 공천 신청한 대통령실 출신 참모를 재배치하겠다며 보낸 곳이 지난 총선 경기도 59개 선거구 중 달랑 7곳 이겼던 곳 중 하나다. 현역 의원에 날카로운 평가를 할 것이라더니 죄다 경선행이다. 한 의원은 “현역 의원이 경선 기회라도 달라고 하는 건 경선만 가면 인지도 있는 현역이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딱히 눈에 띄는 개혁성도, 깜짝 영입 인사도 없다. 그저 ‘탈만 나지 않으면 된다’는 게 공천에 담긴 거의 유일한 ‘기조’이자 메시지다. 그나마 포장한 게 ‘이기는 공천’이다.
슬슬 국민의힘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본선에서의 ‘프레임 전쟁’에서 야권에 훌륭한 공격거리를 줬다는 비판적 평가가 있는가 하면, 제21대 국회를 역대 최악의 국회라 자평하더니 그 구성원들을 다시 내세우는 게 논리적으로 맞느냐는 지적도 있다. 더 우려스러운 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당 지도부의 답이다. 하나같이 ‘민주당보다 낫다’거나 ‘민주당처럼 하길 바라느냐’고 답한다. 누가 봐도 ‘낙제점’인 당과 비교해 상대평가에서 겨우 앞서는 게 그렇게 자랑할 일인가. ‘민주당을 꺾을 수 있는 유일한 정당’이라고 주장하지만, 낙제점과 그보다 겨우 나은 점수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유권자들은 무슨 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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