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고 바로 과일 먹지 마세요!”…식후 장 망치는 습관은?
식사를 마치자마자 "담배를 한대 피워야 한다"며 일어서는 사람이 있다. 또 아메리카노 한 잔을 꼭 마셔야 한다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식사 후 무심코 하는 행동이 의외로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눕는 것이다.
위에 음식물이 들어간 상태에서 누우면 중력 탓에 음식물이 위에서 식도로 역류해 지속되면 역류성 식도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이처럼 무심코 해왔지만 건강에는 좋지 않은 식후 습관에는 어떤 게 있을까. 인도 정보 매체 '잉글리쉬 자그란(English Jagran)' 등의 자료를 토대로 식사 직후 피해야 할 행동에 대해 알아봤다.
샤워나 목욕하기=수영장에 '식후 30분 이내 입수 금지'라는 문구가 걸려 있는 이유가 있다. 식사 후 곧바로 따뜻한 물에 목욕하면 피부 혈관이 이완되고 혈류량이 증가하며 체내 혈액 순환이 빨라진다.
반면에 소화에 필요한 위장의 혈류량은 감소해 소화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식사 후 보통 40분 정도 지나 샤워나 목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퇴근 후에는 일단 샤워를 한 뒤 밥을 먹는 게 좋다. 식사 후에 따뜻한 물에 씻고 싶다면 2시간이 지난 뒤에 하는 게 좋다.
격렬한 운동=식사 직후 격렬한 운동을 하면 소화 과정에 지장을 줄 수 있다. 메스꺼움이나 복통을 일으킬 수 있으며, 구토를 유발해 위산이 역류할 수 있다. 몸을 앞으로 구부리는 동작도 마찬가지로 위산 역류를 일으킬 수 있다.
물 많이 마시기=식사 직후 물을 많이 마시면 소화 과정이 느려진다. 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위산이 희석되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밥을 먹고 나서는 따뜻한 물 반 잔 정도 마시면 음식을 분해하고 소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커피나 차 마시기=식사 직후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다. 식사를 한 뒤에 위에는 음식으로 가득 차 있다. 입가심 겸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식후 바로 커피를 마시면 식도괄약근이 약해져 역류성 식도염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역류성 식도염 증상에는 신물이 올라오는 것, 속 쓰림, 가슴 통증 등이 있다. 식후 커피는 도리어 피로감과 주의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 커피에 함유된 탄닌 성분이 철분과 결합하면 철분이 체내에 거의 흡수되지 않는다.
철분을 받아들이는 속도보다 몸 밖으로 배출하는 속도가 빠르다 보니 결국 몸이 쉽게 피로해지고 주의력을 잃게 된다. 탄닌이 풍부하게 함유된 녹차도 커피와 마찬가지로 철분 흡수를 방해한다. 철분이 체내에 흡수된 이후 커피를 마시는 것이 좋다. 최소 식사 후 30분이 지난 후에 디카페인 커피로 마시는 것이 좋다.
후식으로 과일 먹기=과일 후식은 혈당 상승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식사로 탄수화물이 소화되고 포도당 형태로 몸에 흡수돼 혈당이 상승한다. 췌장은 인슐린 호르몬을 분비해 혈당을 조절하는데, 식사에 이어 과일까지 먹으면 췌장이 또 한 차례 인슐린을 분비하게 된다.
게다가 식후 과일을 먹으면 과일이 위장에 오래 머무르면서 당 성분이 발효돼 속이 더부룩할 수 있다. 이왕이면 식전에 먹는 것이 좋다. 적당량 과일을 먹으면 포만감이 들어 과식을 예방해준다.
엎드려서 낮잠 자기=식후 나른함을 떨치고자 책상에 엎드려서 휴식을 취하는 직장인, 학생이라면 주목하자. 식사를 하면 소화를 돕기 위해 혈액이 위와 장으로 다량 이동한다. 뇌에 공급되는 혈류량은 상대적으로 적어져 멍하고 나른한 느낌이 들 수 있다.
특히 아미노산 '트립토판'이 풍부한 음식을 먹으면 체내에서 트립토판이 세로토닌으로 바뀌어 긴장이 풀리고 졸음이 몰려올 수 있다. 책상에 엎드린 자세는 척추에 좋지 않을뿐더러 가슴을 조이고 위를 압박해 소화를 방해한다. 팔꿈치와 손가락 저림 증상이 나타나며 팔꿈치터널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졸음이 쏟아진다면 책상에 엎드리기보다 의자에 기대어서 자는 것이 낫다. 책상에 엎드릴 때는 베개나 쿠션을 활용해 팔꿈치 안쪽에 무리가 덜 가도록 한다. 탄수화물과 지방이 많이 함유된 음식은 식곤증을 유발할 수 있으니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을 먹자.
담배 피우기=흡연자는 밥을 먹으면 바로 담배를 피우는 경우가 많다. 식후에 흡연하면 담배의 단맛을 내는 페릴라르틴 성분이 몸에 더 잘 흡수돼 담배가 더 맛있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페릴라르틴은 독성 물질이라 많이 흡수될수록 몸에 해롭다.
또한 식사 후 담배를 피우면 위산이 과다하게 분비되고 위 점막을 보호하는 점액 분비가 억제돼 위궤양 위험이 커진다. 여기에 식도 하부 괄약근이 벌어져 아직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이 소장에 흘러들어간다. 음식물과 소화 효소가 제대로 섞이지 않고 잘게 분해되지 않은 상태로 소장에 넘어가다 보니 소화가 잘 안 될 수 있다.
구강 건강도 나빠진다. 식사 후 담배를 피운다면 입에 남아있는 음식 냄새와 담배가 결합해 악취가 심해진다. 냄새는 물론 치석도 더 많이 생기고 치태가 끼어 치주질환 위험도 커진다. 식사 후 양치질로 입가심을 해 흡연 욕구를 줄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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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일 기자 (kstt77@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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