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덮친 PF 위기에 16곳 적자… "엑시트 움직임"
29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24개 증권사 중 16개 업체가 적자로 돌아섰다. IB 7개사(미래·한국·삼성·KB·신한·하나·키움)와 일반증권사 9개사(교보·현대차·하이·IBK·유진·BNK·SK·다올·상상인) 등이다. IB 4개사, 일반증권사 11개사에서 적자를 기록한 2022년 4분기와 실적이 유사하지만 해외부동산 관련 부담이 커진 IB를 중심으로 실적이 저하된 것이 차이점이다.
지난해 4분기 IB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723억원과 -6676억원으로 전년 동분기(-310억원, -2188억원) 대비 적자폭이 크게 확대됐다. 양호한 수익 창출력 시현에도 부동산 PF 관련 대손비용과 해외부동산 펀드 관련 평가손실, 고객미수금 관련 대손비용이 영업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일반증권사의 영업이익은 465억원, 당기순이익은 83억원으로 2022년 4분기(-446억원, -1426억원) 대비 개선됐다. 부동산 PF 관련 대손비용은 증가했지만 IB 대비 해외부동산 관련 부담은 크지 않은 가운데 4분기 시장금리 하락으로 채권운용손익이 개선된 데 따른 것이다.
같은 기간 24개 증권사의 대손비용 규모는 1조2112억원이다. IB의 경우 8322억원, 일반증권사는 379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분기(6355억원) 대비 5757억원 늘었다. 직전 3개 분기 평균(3743억원)과 비교해도 큰 증가폭이다. 부동산 개발경기 침체 장기화와 금융당국의 대손충당금 적립 강화 기조에 따라 부동산 PF 관련 대손비용이 대폭 확대됐기 때문이다.
영업외비용은 투자자산 평가손실과 금융상품판매 관련 분쟁비용, 소송비용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4분기 IB의 영업외비용 규모는 6557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861억원 증가했다. 금융상품 판매관련 비용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해외부동산 관련 평가손실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반증권사의 영업외비용 규모는 987억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198억원 감소했다. 일반증권사는 해외부동산 투자 규모가 크지 않아 IB 대비 관련 비용이 적은 편이다. 일부 업체의 경우 소송과 신탁상품 관련 비용 부담이 발생하며 이익창출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최근 금융당국은 부동산 PF시장에 대한 정책적 방향을 단순 만기연장에서 구조조정을 통한 정상화로 전환했다. 이에 맞춰 만기연장 기준을 강화한 대주단 협약 개정이 진행 중이며 PF사업성 평가 가이드라인도 공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선주 한국기업평가 금융2실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들어 대다수 증권사들이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했으나 6월 말 기준 준23조8000억원에 달던 부동산PF 익스포저(손실 가능성에 노출된 금액)를 감안하면 손실완충력은 여전히 미흡한 상태"라며 "부동산 경기 침체 하에 PF 리스크 현실화가 증권사의 재무건전성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부동산 투자자산 회수지연과 손실부담도 지속될 전망이다. 고금리 장기화와 공실률 급등 영향으로 미국·유럽 내 상업용 부동산가치가 하락하며 IB를 중심으로 해외부동산펀드에 대한 대규모 손상차손을 반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9월 말 해외부동산펀드 투자규모는 10조2000억원(IB 9조4000억원, 일반증권사 8000억원) 중 절반 이상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투자됐다.
김 연구원은 "올해 상당 규모 펀드의 만기가 도래할 것"이라며 "투자자산의 원활한 자금회수 여부와 손실부담 수준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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