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습격’ 중학생 관련…경찰 “연예인 지망생 보러 갔다 무의식적 범행”

“이재명 피습과 별개”

경찰이 28일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피습 사건을 중학생 A(15)군의 우발적인 단독 범행으로 결론내리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사건 발생 한 달 만이다.

김동수 서울 강남경찰서장은 28일 강남경찰서에서 브리핑을 열고 "피의자 A군을 특수상해 혐의로 불구속 송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시스에 따르면 중학생인 A군은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에서 배 의원의 머리를 돌덩이로 약 15차례 가격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 현장에서 A군을 체포한 경찰은 그간 불구속 수사를 벌여왔다. 그는 체포 이튿날 새벽 정신 의료 기관에 응급입원 조처된 후 보호입원으로 전환된 상태다.

김 서장은 "A군의 평소 성향과 과거 행동 전력을 고려하면, 언론의 관심을 받기 위한 범행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피해자를 상대로 사전에 범행을 계획하거나 타인과 공모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A군이 지난해 12월 발생한 '경복궁 낙서' 모방범 피의자와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 현장을 다니며 지갑과 돈을 투척하는 등 사회적 논란에 휩싸이거나 관심을 받는 인물에게 돌발행동을 한 것도 사실로 드러났다.

김 서장은 "유명인에 대한 자신의 행동이 언론에 보도될 것을 기대하고 주목받고 싶어서 그런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A군은 언론을 통해 영장심사 일정과 장소를 알고 갔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A군을 체포한 이후 총 4차례 피의자 조사를 벌여 자세한 사건 경위를 파악했다.

아울러 피해자인 배 의원을 비롯해 범행 전후로 A군이 만난 사람들, A군의 가족과 주변인 등 10여 명을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를 했다.

A군은 평소 정치 사안에 대한 뉴스를 자주 검색하는 등 사회 이슈에 관심이 많은 성향이었지만, 배 의원을 특정해 범행을 미리 계획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별도의 범죄 경력도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조사에서 "사건 당일 모 연예인 지망생을 보기 위해 현장에 갔다가 우연히 피해자를 만났으며,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군은 자신이 보려는 연예인 지망생이 인근 식당을 예약했다는 것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파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전 폐쇄회로(CC)TV에 A군이 건물 주변을 둘러보는 듯한 모습이 포착된 것도 이 연예인이 도착했는지 알아보려는 행동이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 방문 중 흉기 습격을 당한 지 한달도 채 지나지 않아 배 의원 피습 사건이 벌어져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해당 사건이 발생한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 A군이 범행을 저질렀다"며 "두 사건이 연관된 정황이나 물증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A군이 과거 이 대표 지지 집회에 참가했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선 "집회를 본인의 의지로 참여한 것이 아니라 경복궁 낙서범을 보려 법원에 갔다가 우연히 조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범행 도구로 사용된 흉기는 콘크리트 재질로 된 명함 크기의 돌로, A군이 집 근처 아파트 단지에서 주운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이 평소에도 심리적 안정감이 든다는 이유로 돌을 지니고 다니는 습관이 있었다"며 범행에 사용된 돌은 사건 당일 아파트 단지에서 직접 주워 보관하던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