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갚고 설비투자 속도" 이차전지 기업, 잇따라 자금조달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등 이차전지 기업들이 이달 잇따라 자금조달에 나섰다. 자금이 몰리면서 규모도 당초 계획보다 키웠다. 기관들의 자금 집행이 몰리는 '연초 효과'와 함께 이차전지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진 결과다. 이들은 조달하는 자금을 글로벌 설비 투자, 채무상환 등에 쓰겠다는 계획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27일 기관 투자자를 상대로 수요예측을 실시한 뒤 회사채 발행금액을 5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증액하기로 했다. 수요예측에서 총 3조445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린 영향이다. 조달하는 자금은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상환, 친환경소재·전지소재· 글로벌 신약 등 미래 신성장 동력 투자에 쓴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본업이 석유화학이지만, 최근 이자전지(전지소재) 중심 사업구조 재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전지소재 매출을 2022년 4조7000억원에서 2030년 30조원으로 6배 키우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설비 투자도 본격화했다. 지난 연말 미국 테네시주에 양극재 생산공장을 착공했다. 연산 12만톤의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으로, 단일공장 기준 북미 최대 규모다. 공장 완공까지는 2년여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LG화학은 이 기간 해당 공장에 약 4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1조6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당초 8000억원을 조달하려고 했으나, 수요예측에서 총 5조61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으면서 규모를 증액했다. 회사채 단일 발행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조달하는 자금 대부분인 1조2800억원을 글로벌 설비 투자에 쓰기로 했다. 나머지 3200억원은 양극재 구매 몫이다. 글로벌 설비는 LG에너지솔루션이 스텔란티스, 혼다, 현대차그룹과 각각 북미 지역에 설립하는 생산공장을 가리킨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북미 시장의 전기차 배터리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라고 말했다. 북미는 아직 다른 지역 대비 전기차 등 침투가 낮아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다.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도입, 대중국 2차전지 제재 강화 등으로 투자 확대도 요구되고 있다.
에코프로그룹 지주사인 에코프로는 137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당초 목표 1200억원보다 소폭 증액했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시장 수요와 금리, 필요한 자금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증액 폭을 결정했다"고 했다. 에코프로는 채무상환 860억원을 제외하고, 510억원을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투자에 쓸 방침이다. 앞서 2022년 지분 9%를 투자했던 중국 GEM(거린메이)의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QMB 외에 추가로 진행하는 투자다. 에코프로는 이번에도 니켈 제련소 지분 9%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SK온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1500억원 조달을 추진했다. 최종 조달금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최근 수요예측에서 643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린 만큼, 발행금액이 3000억원으로 증액될 가능성이 높다. SK온 관계자는 "전액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해외법인 생산품 매입 대금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했다. SK온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미국, 중국, 헝가리 등에서의 공장 증설을 위한 대규모 CAPEX(자본적 지출)을 예고했다. 작년의 경우 약 7조원 수준의 CAPEX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SKIET이 2000억원, 에코프로비엠이 12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SKIET는 수요예측에서 흥행하면서 1000억원 증액을 확정했다. 에코프로비엠은 28일 수요예측을 거쳐 최종 발행규모를 정한다. 결과에 따라 2400억원까지 규모를 늘릴 수 있다. SKIET는 조달 자금을 원재료 구매대금 집행, 에코프로비엠은 채무상환 및 거래처 매입대금 지급 등으로 계획했다.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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