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손바닥 크기 온실가스 센서 세계 첫 개발
손바닥 크기 장비로 온실가스를 실시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우리나라가 개발했다. 기존 장비는 원룸 크기인 24㎡(약 7평) 정도 면적이 필요했는데 손바닥 정도로 작게 줄인 것이다. 기상청은 햇빛을 이용해 대기 중 온실가스 총량을 산출하는 원천 기술을 개발해 미국·유럽연합(EU)에 특허 출원을 마쳤다고 26일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국립기상과학원은 햇빛이 대기 온실가스 층을 통과해 센서에 닿을 때까지 손실된 광자(光子) 에너지의 양을 구해 전체 대기층의 온실가스 농도 변화를 측정하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한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하버드대·전남대 등 국내외 대학들은 이 기술을 적용한 센서와 시제품 제작을 최근 마쳤다.
기존 장비는 컨테이너 박스 안에 측정 장비와 부속 장비를 함께 넣는 방식이었다. 컨테이너 위에 반구(半球) 모양의 센서를 달고, 이 센서에 직접 닿은 온실가스 양을 측정해왔다. 측정 장소가 도시인지, 외곽인지 등에 따라 온실가스 양이 다르게 나타났다. 온실가스를 줄이려면 장소별로 측정값을 세분화해야 하는데 기존 장비는 ‘측정소 주변 온실가스’만 구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관측소를 짓지 않아도 손바닥 크기 장비를 손쉽게 옮겨 온실가스를 측정할 수 있다. 기존 장비를 만드는 데는 수억 원이 들었지만, 새 장비는 생산 비용도 10만~20만원 수준에 그친다. IPCC(기후변화에 대한 정부 간 협의체)는 앞으로 각국이 온실가스를 얼마나 배출하고 줄였는지 점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이 기술이 온실가스 감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비를 촘촘하게 설치하면 그만큼 해당 지역의 온실가스 총량을 정확하게 구할 수 있다”며 “이미 다른 나라에서도 기술 제휴와 구입 문의가 오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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