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163] I got faith in you
“유령은 존재하지 않아요. 인간은 흙덩어리라고요!(Ghosts don’t exist. Life is dirt. We’re all dirt!)” 뉴올리언스에서 유령 투어 가이드로 일하는 벤이 관광객들에게 소리를 지른다. “이건 역사 투어예요(This is an historical walking tour).” 유령 투어 가이드가 굳이 유령의 존재를 부정하는 이유는 뭘까. 디즈니랜드의 유명 어트랙션을 모티브로 한 영화 ‘헌티드 맨션(Haunted Mansion∙2023∙사진)’의 한 장면이다.
벤(라키스 스탠필드 분)은 유령 입자까지 촬영할 수 있다는 강력한 카메라를 개발한 천체물리학자였다. 유령 투어 가이드로 일하던 알리사(체리티 조던 분)와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하지만 알리사는 세상을 떠나고 아내를 잊지 못한 벤은 직장에서 나와 유령 투어 가이드를 하며 아내의 흔적에 젖어 산다. 그러던 어느 날 켄트 신부(오웬 윌슨 분)라는 사람이 찾아와 유령이 나온다는 집에서 촬영을 부탁한다. “믿는 게 내 직업이에요. 난 당신을 믿어요(My job is having faith, and I got faith in you).” 고액 의뢰비에 끌린 벤은 그 집으로 향하지만 섣불리 집에 들어갔다가 유령에 씌고 만다. 벤과 켄트는 물론이고 그 집에 새로 이사 온 가족도 그 집에서 나갈 수 없는 운명이 됐다.
벤과 켄트는 영매와 초자연 현상을 연구하는 교수까지 끌어들여 이 저택의 비밀을 파헤치고자 한다. 그리고 결국은 이 저택에 999명의 유령이 갇혀 있고, 알리스터 크럼프라는 악한 유령이 1000명을 채워 이 저택을 탈출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알리스터는 삶에 미련이 없는 벤을 꼬드기기 시작한다. “넌 삶이 무의미하단 걸 알고 있지. 모두 흙으로 돌아간다는 걸(You know that life has no meaning. That we all end up in the dirt).” 모두 포기하고 알리사 곁으로 가고 싶은 벤은 유혹에 흔들리지만 켄트의 외침이 그를 붙잡는다. “난 당신을 믿어요(I got faith in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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