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 그 후 - 다시 찾은 미래] 3. 태백 고용위기지역 지정 추진
장성·도계광업소 문 닫을 경우 강원도 분석 결과 실업 2561명
5년간 8조원대 경제피해 추산
일자리 감소 등 폐광 여파 줄일 정부 고용안정 정책 지원 도전

태백 장성광업소의 폐광이 4개월여로 다가온 가운데 지역 사회에서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미 한 번 석탄산업합리화정책으로 지역 경제 붕괴와 인구 유출을 경험했던 지역 주민들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장성광업소를 수몰하겠다는 계획도 거론되고 있어 광업소를 유산으로 남겨두는 작업 역시 시급하다.
강원특별자치도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각각 올해 6월과 내년 6월 폐광을 앞둔 태백 장성광업소와 삼척 도계광업소가 문을 닫을 경우 실업자 2561명과 함께 5년간 8조 9000여억원의 지역 경제 피해가 있을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강원도는 지난해 11월부터 태백시, 삼척시와 고용위기지역 신청 준비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고용위기지역 지정은 고용사정이 현저히 악화되었거나 급격한 고용감소가 확실시 되는 지역을 지정해 고용안정과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사업의 원활한 추진 및 지역 고용활성화 도모하기 위한 정책이다. 강원도는 지난달 태백고용노동지청과의 협의를 완료하고 내달 7일 열리는 도 노사민정협의회에 고용위기지역 지정 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태백시와 삼척시는 도 노사민정협의회 심의 의결 이후, 3월 중 고용노동부에 신청서를 제출한다.
이처럼 장성광성소 폐광에 대한대책이 하나 둘 씩 마련되고 있지만 태백지역 주민들은 국가 발전과 지역 경제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던 장성광업소를 자원으로 활용해야 지역 사회가 겪을 장성광업소 폐광 후폭풍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향 울진 떠나 태백서 광부 50년
석탄산업 합리화로 함태광업소 문 닫아
탈바꿈 노력 없이 수몰 후 방치 아쉬워
주민·노동자 뜻 모은 폐광 대책 마련을
광부·탄광 역사 기록화도 나서야
황상덕 석탄산업전사추모 및 성역화추진위원회 위원장은 경북 울진 출신이지만 지난 1975년 처음 태백에 정착해 지금까지 50년을 태백에서 거주하고 있다. 당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탄광에 일자리를 찾아 고향 울진을 떠나 태백에 정착했던 황 위원장은 1975년 함태광업소에서 일을 시작했다. 황 위원장은 “울진은 바닷가에 있다보니 다들 어업을 많이 했는데 나는 뱃멀미가 심해 일을 하지 못했고 그래서 일자리를 찾아 태백에 왔다”며 “당시에는 지원자가 워낙 많아 체력 검정을 통과해야만 입사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황 위원장도 석탄산업합리화정책으로 인해 다니던 직장을 옮겨야 하는 상황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일하던 함태광업소는 1993년 문을 닫았고 황 위원장도 다른 동료들과 같이 지역을 떠날 생각도 했지만 턱 없이 부족했던 퇴직금 탓에 지역에 남아 다시 태백광업소 입사하게 됐다. 황 위원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안산을 제2의 태백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당시 동료를 대부분 일자리를 찾아 안산으로 갔고 나도 수원으로 거처를 옮길 생각도 했다”며 “배운 게 광산 일 밖에 없었고 퇴직금도 많지 않다보니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태백광업소 다시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처럼 태백이라는 도시의 흥망성쇠를 몸소 겪었던 황 위원장은 아직도 석탄산업합리화정책에 대해 아쉬운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황 위원장은 “합리화 정책 할 때도 태백을 관광도시로 바꾸겠다는 얘기가 계속 나왔지만 그 과정이 잘못됐다고 본다”며 “광산을 살리면서 천천히 탈바꿈을 해야 하는데 당시 함태광업소만해도 탄질이나 매장량이 괜찮았음에도 그냥 폐광을 시켜버렸다. 지역 내 관광자원이 다 적자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함태광업소 재개발도 못하고 그냥 버려진 것 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장성광업소가 문을 닫기 전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장성광업소의 경우에는 지금도 수몰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점에 대해 강력히 반대했다. 황 위원장은 “한국광해광업공단에서 장성광업소 폐광 방안이라고 가져온 것 중에 첫 번째가 폐갱수로 갱도를 채운다는 것이었다”며 “합리화정책 때도 똑같이 폐갱수로 막았던 수십 개의 탄광이 지금 저렇게 방치되는 걸 보고도 그런 방안을 내세우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장성광업소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나 지역 주민들의 뜻이 모이는 하나의 방안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역 사회 뿐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에서 태백 지역의 광산을 기억하는 활동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했다. 황 위원장은 “지난 해 서울 석촌호수에서 석탄광부 사진전을 했는데 석탄을 어떻게 캐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보며 광부나 탄광의 역사를 기록하고 남기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체산업 마련 없이 진행된
석탄산업 합리화에 지역경제 붕괴
국가주도사업 등 경제적 대응 전무
수몰 방식 복구 막기 위한 시간 줘야
강행 시 물리적 대응도 불사할 것
김주영 태백시현안대책위원장도 장성광업소 폐광에 앞서 지역사회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태백 지역사회 활동에 뛰어든 것은 지난 1999년 12월이었다. 1999년 12월 12일 태백에서는 함태탄광 재개발 및 생존권 쟁취를 위한 태백시민 총궐기대회가 열렸다. 이날 대회에서 태백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석탄산업 보호육성정책의 구체적 제시, 함태탄광 재개발 사업의 즉각 착수, 대체산업육성 등 시민 생존권 회복대책 마련 등 3개항을 정부에 요구했다.
원래 태백 출신인 김주영 위원장은 태백이라는 도시는 불황이라는 걸 느낄 수 없었던 동네라고 회상했다. 김 위원장은 “합리화 시작되고도 10년은 경제적으로 이상하다는 걸 못 느낄 정도 태백이 컸다”며 “2000년 맞이하면서 피부로 느끼게 됐지 그 전까지는 강원랜드가 도박시설이니까 태백에서는 필요 없다고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태백도 대체산업이 발굴되지 않은 채 진행된 석탄산업합리화정책 속에서 살아남기는 어려웠다. 무너져가는 지역 경제를 보면서 김 위원장은 지역을 위해 실질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김주영 위원장은 장성광업소 폐광을 앞두고 갱도에 물을 채우는 것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태백시가 실질적으로 장성광업소 폐광에 대해 마음의 준비는 했지만 경제적 대응은 없다. 태백은 국가주도사업이 들어와야 대체산업이 되는데 국가에서 해주겠지 하면서 넘어가는 상황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에서는 광해복구사업으로 갱도에 물 채우려고 하는데 갱도를 어떤 방식으로든 사용하기 위해서 물을 채우지 못하게 하고 우리에게 시간을 줘야 한다”며 “다시 한 번 검토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고 정부에서 이 같은 요구 조건을 안 들어주고 수몰을 강행할 시 물리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김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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