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눈앞에 닥친 ‘화장 절벽’… 다사시대 맞는 인프라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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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장 부족이 갈수록 심해져 4년 뒤부터는 수천 명의 시신이 화장시설을 구하지 못해 표류하는 '화장 절벽'이 올 것으로 분석됐다.
지금도 화장 순번을 기다리느라 4일장, 5일장을 치르거나 다른 지자체에서 '원정 화장'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장사시설 확충을 계속 미룰 경우 화장장 수용 능력을 초과하는 시신이 2028년 최소 4320구, 2030년에는 2만2320구에 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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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중 화장되는 비율은 매년 늘어 지난해 92%를 넘어섰다. 요즘 화장장에선 밀려드는 시신을 감당하기 위해 한 구당 화장 시간을 단축하고 가동 시간을 무리하게 늘리고 있다. 직원들이 시간에 쫓겨 일하느라 고인 2명의 유골이 뒤섞이는 사고까지 벌어진다. 정부는 화장장 신설이 번번이 주민 반대에 부딪히자 기존 화장시설에 화장로를 추가하는 방안을 내놨지만 수요에 한참 못 미친다.
우리가 내년이면 진입하게 될 초고령 사회는 노인 비율이 높아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75세 이상 초고령 인구 역시 증가해 사망자 수 자체가 급증하는 ‘다사(多死) 사회’다. 의료 기술의 발달이 인간 수명을 연장하고 중증 환자의 생명을 지탱해 왔지만 초고령자가 많아지면 이 같은 사망 지연 효과도 어느 순간 끝나기 때문이다. 인구 구조 변화에 맞게 장사시설 인프라를 갖추는 건 초고령 사회에 대비한 가장 기초적인 과제다.
정부는 신규 화장시설 대상지를 적극 발굴해 파격적인 인센티브와 함께 주민들을 끈질기게 설득해야 한다. 지금 시작해도 주민과의 협상에만 몇 년이 걸릴 수 있어 더는 미뤄선 안 된다. 2012년 준공된 서울추모공원도 10년에 걸친 진통 끝에 국립의료원을 옮겨오고 체육공원을 조성하는 등의 충분한 지원을 약속해 가까스로 진행될 수 있었다. 해외 화장장 중에는 탁 트인 공원에 예술적 조형물들을 배치해 건축학도들이 찾아오는 관광 명소로 변신한 사례도 있다. 이처럼 장사시설에 ‘문화’를 접목해 거부감을 줄이는 등의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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