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짜리 한 장으로 통닭 두 마리"…파격 선언에 '들썩' [오정민의 유통한입]

오정민 입력 2024. 2. 28. 22:01 수정 2024. 2. 28.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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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3월 먹거리 할인전 돌입
외식메뉴 치킨·삼겹살 등 할인품목 내걸어
대목 '삼겹살데이' 앞두고 품질관리 총력
2022년 서울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5980원 하는 치킨 한 마리를 구매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줄을 선 모습. 사진=한경 DB


연초부터 시작된 유통가의 초저가 할인전쟁이 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각 온·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은 먹거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할인 행사를 펼쳐 소비자 발길 잡기에 나섰다. 3고(금리·물가·환율)시대 주머니 사정이 팍팍한 소비자들이 매일 챙겨 먹는 끼니에도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탓이란 분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온·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이 먹거리를 중심으로 한 초저가 할인전 채비에 돌입했다.

이마트는 연초부터 시작한 '가격파격 선언'의 다음달 식품 핵심상품으로 계란, 시금치, 컵밥을 선정하고 델리(즉석조리식품)인 통닭을 가격파괴 선언 품목에 포함했다.

대표 품목인 ‘두마리 옛날통닭'은 국내산 계육을 시장 통닭 스타일로 튀겨낸 제품으로 두 마리 묶음에 9980원에 기획했다. 시중 프랜차이즈 치킨 한 마리 가격이 배달비를 포함해 3만원에 육박한 만큼 가격 메리트가 돋보이는 상품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장기간 이어지는 외식 물가 상승 부담 속에 온 가족이 넉넉히 먹을 수 있도록 두 마리를 1만원도 되지 않는 가격에 준비다"며 "사전 물량 기획을 통해 3월에만 50만수 한정으로 판매한다"고 소개했다.

홈플러스 역시 다음달 1일부터 13일까지 창립 단독 슈퍼세일 ‘홈플런’을 기획하며 자체브랜드(PB) 치킨 등 먹거리 상품을 대표 할인 품목으로 내걸었다. 1일부터 6일까지 당당 옛날통닭(1마리)을 4990원에 판매하고, 같은 가격에 ‘딸기(500g)’도 선보인다.

사진=롯데쇼핑


돼지고기 특가전도 쏟아지고 있다. 날씨가 풀리면서 나들이객 수요가 늘어나는 데다 대목인 ‘삼겹살데이’(3월 3일)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롯데마트와 슈퍼가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국내산 한돈 삼겹살과 목심을 기존의 반값에 판매한다. 행사카드 결제 시 50% 할인율이 적용돼 롯데마트의 경우 할인품목을 100g당 1390원, 롯데슈퍼에서는 1590원에 구입할 수 있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반값 삼겹살을 선보이기 위해 통합 소싱을 활용해 500t의 행사 물량을 준비했다.

이어 이마트가 오는 2일과 3일 삼겹살데이 행사에 들어가고, 홈플러스도 다음달 1일부터 6일까지 삼겹살과 목심을 100g당 990원에 판매한다.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 계열 SSG닷컴이 다음달 1일부터 7일까지 자체 검품 기준을 적용한 '속 보이는 삼겹살' 등을 중심으로 한 '삼삼데이' 행사를 연다. 오아시스마켓은 다음달 5일까지 국산 한돈을 할인 판매하는 ‘삼겹살 릴레이 할인’을 연다.

사진=연합뉴스


유통가는 지난해 '비곗덩어리 삼겹살' 논란 이후 검수작업을 강화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지갑을 열 수 있도록 공을 들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내놓은 '돼지고기(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 가이드라인뿐 아니라 자체 기준도 강화했다. 고객이 고기 단면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포장법을 적용한 상품을 개발해 판매하는가 하면 고객 후기를 활용하는 등 삼겹살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인공지능(AI)의 힘을 빌려 삼겹살의 단면을 분석해 삼겹살의 지방 비중을 분석하고, 과지방 삼겹살을 선별하는 '삼겹살 품질검수 AI 선별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최적 비율의 삼겹살을 제공하고자 품질 관리 기준을 개선했다"며 "겨울철 돼지는 지방 함량이 높아 비계가 두껍게 형성되기에 늘어난 물량으로 인한 품질 저하를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소비 경기가 악화하면서 소비자의 가격민감도가 한층 높아진 만큼 당분간 유통업체의 먹거리 할인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대부분 유통채널에서 구매단가가 하락하는 등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주요 25개 유통업체 매출을 분석한 결과, 백화점을 제외한 전 오프라인 업태에서 구매단가가 하락했다. 대형마트의 구매 단가가 4.1% 떨어졌고, 편의점(-1.1%), 슈퍼마켓(-0.3%) 역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효과를 고려하면 구매력이 감소하는 과정에서 계획적 구매 비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오프라인은 식품과 비식품 모두 부진한 흐름이 나타났고, 일부 채널을 제외하고 구매단가 하락이 이어져 소비경기 악화에 따른 영향이 여실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소비자들이 가성비를 따지는 경향이 한층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소비 저성장이 장기화하면서 대표적인 불황 트렌드인 ‘저가’ 소비 행태가 강화될 전망"이라며 "가계 소비 체력, 자산가치 등 제반 환경이 불안정하고 소비 심리와 같은 전망 지표의 방향성도 모호하다"고 진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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